[단독] 검사 부족하다더니 교육부까지 보내… '검사 파견기관'은 계속 늘었다

정준기 2024. 10. 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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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동안 현직 검사가 파견되는 외부기관의 수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 파견 기관 수는 40곳 안팎, 파견 검사 수는 60~70명이었다.

그러나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장기미제가 증가하고 중견검사들이 잇달아 퇴직하는 악순환을 고려하면, 외부 기관 파견을 늘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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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기관 4년 전 33곳에서 36곳으로
파견 검사도 46→50명 꾸준히 증가
"검찰 사건 적체인데 적정성 고려를"
박성재(가운데)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왼쪽)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출석해 있다. 뉴시스

최근 4년 동안 현직 검사가 파견되는 외부기관의 수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 '탈(脫)검찰화' 기조에 따라 파견을 축소하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최근 검찰이 검사 부족으로 인해 사건 처리 속도가 현저히 늦어진 점을 감안하면, 검사 파견 규모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검사 인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으로 검사를 파견받은 외부 기관은 총 36곳이고 파견 검사는 50명이다. 법무부 파견을 제외한 수치고,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빈 본부와 아시아·태평양지부(태국 방콕 소재)는 한 곳으로 집계했다. 파견 검사들은 파견된 기관 업무에 대한 법률 자문 등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부부장검사나 부장검사급이 파견을 나간다.

검사 파견 규모는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파견기관 수(각 연도 연말 기준)는 2020년 33곳에서 2022년 35곳, 지난해 35곳으로 계속 늘었고, 올해 또 하나가 증가했다. 같은 시기 파견 검사 수도 46명에서 5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 파견 기관 수는 40곳 안팎, 파견 검사 수는 60~70명이었다. 아직 이 정도 수치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증가세를 방치할 경우 언제든 파견 규모가 과거 수준까지 되돌아갈 수 있다.

법무부는 파견 증가 원인에 대해 "다른 부처나 기관에서 법률전문가 파견 요청이 늘고 있다"면서 "파견을 요청하는 경우 꼭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 검사를 파견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기관의 법률자문 수요가 많아 파견 자리가 늘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실제 문 정부 시절 운영된 '검사 파견심사위원회'에선 대검찰청은 물론 다른 기관들도 이 같은 현실론을 들면서 파견 규모의 급격한 축소를 우려했다고 한다. 한 부장검사는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사법 리스크' 우려가 커졌고, 그러다 보니 형사사법에 익숙한 검사에게 판단을 맡겨보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 외부 파견 선호도가 높은 것도 섣불리 규모를 축소하기 어려운 배경 중 하나다.

그러나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장기미제가 증가하고 중견검사들이 잇달아 퇴직하는 악순환을 고려하면, 외부 기관 파견을 늘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다른 일선 검찰청 간부는 "일선에 부부장검사가 없는 부서가 상당수일 정도로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군다나 4년 동안 추가된 파견기관은 감사원·보건복지부·교육부 등으로, 검사의 법률자문이 꼭 필요한 기관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특별사법경찰을 둔 기관처럼 직접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체적으로 법률 전문가를 채용하는 게 맞고, 법무부나 검찰 입장에서도 상시 파견보다는 필요한 경우 태스크포스(TF)를 활용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심우정 검찰총장이 모두 민생 사건 적체 해결을 주요 과제로 꼽은 만큼, 향후 검찰 인사에서 외부 파견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동혁 의원은 "외부 파견은 필요 최소한 수준으로 관리해 사건 처리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파견 대상 기관 및 인력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적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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