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 이후 세탁기 돌리면 전기료 폭탄” SNS 퍼진 글, 왜?

장수경 기자 2026. 5. 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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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저녁 6시 이후에 집에서 전기 쓰면 요금 폭탄 맞는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이런 내용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지난달 개편한 계절·시간대별(계시별) 전기요금 체계는 ‘산업용’ 전기에만 적용된다. 특히 대기업이 쓰는 요금제(‘산업용 을’)다. 일반 가정의 주택용 전기요금과는 무관하다.

한데 왜 주택용 전기에 대해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걸까. 이런 혼란은 지난달 16일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가 개편된 데 이어, 다음 달부터 ‘일반용’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당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해 낮 시간대 전력 공급 여력이 커진 만큼, 낮에는 요금을 낮추고 저녁과 심야에는 요금을 높이는 계시별 요금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전기요금이 가장 비쌌던 오전 11시~낮 12시, 오후 1시~3시 구간은 ‘중간 요금’(중간 부하)으로 낮추고, 화석연료 발전 비중이 커지는 저녁 6~9시는 중간요금에서 ‘최고 요금’(최대부하)으로 올리는 식이다. 상대적으로 전기가 남는 시간대로 기업들의 전력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인데, 이런 변화가 ‘저녁에 세탁기를 쓰면 요금 폭탄을 맞는다’는 잘못된 정보로 퍼진 셈이다.

현재 국내 전기요금 요금제는 산업용, 일반용, 주택용, 교육용, 농사용, 가로등 등 6개 계약종으로 나뉜다. 산업용은 제조업과 광업 분야에 적용되고, 사무실·상가·관공서 등 대부분의 비주거 시설은 일반용 전기를 사용한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개편안은 산업용 가운데서도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용 을’이 대상이다. 시간당 계약전력이 300킬로와트(㎾) 이상인 기업(대부분 대기업)이 주로 이용한다. 달라진 전기요금 체계는 6월부터 소규모 공장인 ‘산업용 갑’과, 상가·관공서 등 ‘일반용’, 학교·박물관 같은 ‘교육용’으로 확대된다. 가정집은 포함되지 않는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계시별 요금제가 적용되진 않지만, 기존처럼 ‘많이 쓸수록 더 비싸지는’ 누진제가 유지된다. 누진제는 사용량에 따라 3단계 요금 체계가 적용되는데, 200㎾h 단위로 구간이 나뉘며 최고 구간의 전력량 요금은 최저 구간보다 2배 이상 높다. 예를 들어 ㎾h당 요금은 1단계(0~200㎾h) 120원, 2단계(201~400㎾h) 214.6원, 3단계(400㎾h초과) 307.3원이다. 기본요금도 1·2단계는 각각 910원, 1600원인 데 반해 3단계는 7300원으로 크게 뛴다. 여름철(7~8월)에는 한시적으로 1단계(0~300㎾h), 2단계(301~450㎾h), 3단계(450㎾h 초과)로 완화된다. 국내 4인 가구의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300~350㎾h 수준이니, 전기를 사용하는 ‘시간대’가 아니라 전체 사용량에 유의해야 ‘요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주택용 요금제에 대해 현재의 단일 요금 체계(누진제)가 아닌, 시간대 요금제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제주 지역의 경우 2021년 9월부터 주택용 요금제를 누진제와 시간대별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를 다른 지역으로 넓힌다는 것이다. 지난달부턴 주택용 히트펌프를 설치한 주택도 이런 선택이 가능해졌다.

추가로 전기차 충전요금 역시 지난달에 일부 개편됐다. 봄·가을철 주말 낮 시간대 요금이 할인되는데 3~5월과 9~10월 사이 주말·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환경부와 한국전력 등이 운영하는 공공 충전소를 이용하면 충전요금이 약 15% 할인된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요금 체계의 전반적인 개편도 추진 중이다. 현재 공공 충전요금이 급속·완속 충전기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기존 2단계였던 요금 체계를 5단계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또 충전소 현장에서는 표지판이나 안내문 등을 통해 미리 요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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