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성일과 현재 아내의 러브스토리가 화제다. 현실 속 정성일은 전작 '더 글로리' 속 남편 캐릭터와 180도 다르다.
과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정성일은 자신이 결혼 7년 차임을 밝혔다. 정성일이 아내를 처음 만난 건 20대 초반 군 전역 직후였다. 두 사람은 친구가 됐지만 아내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이후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됐다. 서울과 미국이라는 장거리에 3년을 떨어져 지냈다고 한다.
서울로 돌아온 아내와 3년간 연애를 이어나갔지만 한 차례 이별을 했다. 그렇게 7년간 헤어졌다. 하지만 이후 정성일의 어머니가 병원에 간 일로, 정성일과 아내가 병원에서 다시 만나게 됐고, 그렇게 재회한 지 3개월 만에 결혼했다. 그의 영화같은 러브스토리에 MC들은 감동받은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현실 사랑꾼 정성일은 최근 디즈니+ '트리거'에서 활약하며 지난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 이어 또 하나의 대표작을 만들어냈다.
[인터뷰] '트리거' 정성일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은 누가 봐도 실제 있었던 일이 모티프가 됐잖아요. 제작진, 배우들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부분도 바로 소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였어요. 무겁고, 진정성 있게 접근하려고 했죠. 외적인 부분은 위트 있게 가더라도 사건을 다룰 때만큼은 조심스럽게 다가갔어요. 사건을 해결해야지 누군가 이용하는 트리거가 되면 안 된다는 소명으로 연기했어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극본 김기량·연출 유선동)는 방송국 시사교양국 탐사보도 트리거 팀이 강력 사건들을 추적하고 이를 세상에 고발하는 이야기다. 이들은 "약자의 손에 쥐어진 마지막 진실의 방아쇠"를 당기기 위해 끈질기게 사건을 파헤친다. 종영을 하루 앞둔 18일 만난 정성일은 먼저 "(김)혜수 누나가 출연 하기로 정해진 상황이 저에겐 가장 큰 매력이었다"면서 "작품이 시사하는 바나 캐릭터에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나쁜 놈들의 잘못을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는 트리거팀의 간판 오소룡(김혜수)을 비롯해 연출을 꿈꾸는 열정 가득한 계약직 조연출 강기호(채종혁), 베테랑 메인 작가 홍나희(장혜진), 큰 형 같은 매력의 책임프로듀서 박대용(이해영)이 지키는 트리거 팀에 개인주의자 성향이 강한 한도(정성일)가 중고 신입으로 들어온다. 정성일이 실제 나이보다 10살이 어린 1990년생 한도를 연기했다.
● "한도가 1990년생? 저도 화면 보고 알았죠"
후드 티셔츠에 달린 모자를 고집스럽게 쓰고 다니는 한도는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업무에도 별 관심이 없는 '문제' 많은 신입이다. 극강의 개인주의자 성향을 지닌, 매사 시큰둥하고 당돌해 극중 "요즘 것들"이라고 치부된다. 40대 중반인 정성일이 10살 어린 '신입 PD'를 연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성일은 이에 대해 설명하려다가 "인물의 나이를..."이라고 말하곤 참을 수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유선동 감독님과 미팅할 때 한도의 나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어요. 저는 제 나이보다 5살 정도 어리다고 생각했거든요. 극에서 한도의 이력서가 잠깐 나왔는데 저도 화면을 보고 한도가 90년생이라는 걸 알았죠. 주변에서 '너무 한 거 아니냐'라는 말도 들었어요. 하하!"
촬영 당시에는 한도의 나이를 굳이 생각하지 않았기에 어려 보이는 의상이나 말투는 애써 시도하지 않았다. 다만 한도를 MZ세대로 바라보면서 "개인주의이기는 하지만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할 말은 다 하는 인물로 다가갔다"고 말했다. 정성일은 한도와 자신이 닮았다고도 했다. 한도처럼 정장보다 청바지에 후드티가 그에게 편하다. "아주 어렸을 때 '사람보다 개가 낫다'는 생각을 했는데 한도도 같은 생각을 하니까 공감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웠다"며 "그렇게 내면에서 한도를 키워 나갔다"고 이야기했다.
한도는 늘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사무실을 오간다. 그 설정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아기들이 '쪽쪽이'(공갈젖꼭지)를 물고 있으면 덜 불안한 것처럼 한도에게 사탕은 그런 역할을 한다"며 "트리거 팀에 점차 적응할수록 사탕도 덜 물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성일에게 한도는 '하도영'의 이미지를 희석해준 캐릭터이기도 했다. 정성일은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임지연)의 남편인 하도영 역을 맡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사적이며 차분하지만 남에게는 명확하게 선을 긋고 단호한 인물을 연기해 주목받았다.
"하도영의 캐릭터가 너무 셌잖아요. 이번에는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한도는 입는 옷도, 표현하는 방식도 편하고 자유로웠죠.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매력적으로 살릴 수 있을지 현장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냈습니다. 저로서는 애착이 많이 갈 수밖에 없는 인물이에요."
● "김혜수 선배, 몇 안 되는 멋진 사람"
개인이 아닌 팀으로 움직이는 극중 트리거 팀에서 한도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지만, 여러 사건을 함께 해결해 나가면서 점차 탐사보도 PD로 성장한다. 정성일은 처음에는 날을 잔뜩 세우며 팀원들과 거리를 두지만 점차 팀에 스며들며 변화하는 '성장형' 인물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특히 동물 학대 사건은 한도의 정의감을 자극한 결정적인 에피소드였다. 정성일 또한 "매회 나오는 에피소드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 중 가장 힘들었던 이야기"로 동물 학대 사건에 얽힌 소재를 꼽았다. "동물과 아이를 좋아한다"는 그는 "극 중 할아버지까지 좋지 않은 일을 겪는 사건인 만큼 촬영할 때 힘들었는데 그래서 더 빨리 몰입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한도 곁에는 그를 지지해주는 오소룡 팀장이 있다. 오 팀장은 한도를 향해 "가슴에 꽃을 품고 있으면서 잔뜩 가시 돋친 척을 한다"며 한도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결국 한 팀원으로 묶는다. 정성일은 한도가 "처음부터 자신을 알아보고, 믿어주고,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오소룡에게 따뜻함을 느꼈고 믿고 싶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오소룡이 한도를 이끌었다면, 정성일을 이끈 건 김혜수였다.
"김혜수 선배님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았어요. 현장에서 혜수 선배의 연기를 보면서 배운 게 많았죠. 배 위의 선장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셨어요. 무엇보다 모두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죠. (주)종혁이랑 셋이서 사적으로도 보는데 너무 좋고 멋진 분이세요. 몇 안 되는 멋진 사람인 것 같습니다."
'트리거'의 활약은 시작이다. 정성일은 올해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현재 현빈, 정우성과 함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촬영에 한창인 그는 오는 3월11일부터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로 무대에 오른다. 조여정과 출연한 영화 '인터뷰' 개봉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에 도전한다. 오는 7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작품들이 다 잘 되면 좋겠어요. 분명 새로운 얼굴도 있지만, 비슷한 모습도 보여드릴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작품 속 제 모습을 보고 시청자나 관객이 '저런 모습도 있었어?'라고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물론 배우에게 가장 큰 칭찬은 '연기 잘한다'는 말이겠죠.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성일.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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