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광고로 화제를 모았던 제품에 백화점이 힘을 싣다?


큰 논란 없이 활동하던 S.E.S 출신 가수 바다는 최근 실수로 인해 대중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고, 결국 자필로 쓴 사과문을 자신의 SNS에 게재한 바 있다. 바다는 "이번 일로 실망하셨을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며, 앞으로는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쓴 자필 사과문을 공개했다. 이어서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된 제품과 관련해 실망하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논란의 요인이 '허위광고'였음을 명확하게 밝혔다.
유명 연예인이 급히 사과문을 쓴 이유
논란이 된 허위광고는 바로 그녀의 특정 제품에 대한 "호주 갔을 때 이 친구(제품)를 처음 봤거든요"라는 멘트로 특정 상품을 지칭하며 PPL을 한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그녀의 소속사는 외부 제작사로부터 시나리오에 따라 촬영했을 뿐, 바다는 제품의 실제 유통 실태나 허위 여부에 대한 사전정보를 전혀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해당 제품은 최근 '호주 화장품'으로 인플루언서와 유명 연예인을 통해 주로 SNS에서 홍보활동을 전개한 '미라클 시드니'다.

마침내 한국에 출시됐다는 제품
미라클 시드니는 호주의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것으로 홍보되는 제품이다. 유통사는 미라클 시드니 코리아로, 출시한 제품은 호주 본사와의 독점 MOU를 통해 한국에 론칭된 주근깨 크림이라 알려왔다. 회사는 직접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본 제품을 "이미 효과와 만족도를 인정받은 제품"이며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만족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설명한 바 있다. 보도자료는 명시적으로 기재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호주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했던 제품이 마침내 한국에 출시되는 것이라 읽는 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었다.

사망여우TV를 통해 알려진
미라클 시드니의 사례가 유명해진 것은 유튜브 채널인 '사망여우TV'를 통해 소개가 된 것이 계기였다. 해당 채널은 비양심 업체나 허위광고 고발을 주 콘텐츠로 삼은 곳으로, 심한 경우에는 사기나 기망으로 볼 수 있는 과장광고의 사례를 고발해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채널이다. 이곳에서 미라클 시드니는 보는 이들의 착각을 부를 수 있는 영상을 광고로 사용하고 있으며, 관계사로 짐작되는 곳이 해외에서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을 한국에 들여온다는 식으로 신제품을 광고해 온 법인이라는 점을 고발했다.

여러 경로로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는
미라클 시드니 이전에 유사한 형태로 대중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킨 제품으로는 '칸세츠'를 들 수 있다. 일본에서 팔지도 않는 약을 일본 1위 관절약이라 광고하다가 발각된 사례다. 칸세츠를 비롯해 미라클 시드니까지 가짜 정보로 유명세를 얻은 제품들은 영상을 노출하고 정보를 퍼트리기 위해 다양한 경로를 활용한다. 미라클 시드니의 경우에는 유명 프로그램 '나는 솔로' 출연자가 제품을 사용했다는 영상이 가장 큰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은 실제 방송 프로그램이 아니라, 대중들이 착각하도록 만들어낸 일종의 '페이크 애드'였다.

실제 대응에 나선 이도 있어
영상에 출연한 출연자는 옥순이라 지칭되지만, 실제로는 나이를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젊은 외모를 갖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나는 솔로'의 16기 출연자인 옥순(본명 이나라)이 아니었다. 다만 영상은 16기 옥순으로 시청자들이 오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16기 옥순은 자신으로 오인하게 만든 이 광고 영상으로 논란을 일으킨 미라클 시드니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예고한 상태다.

백화점이 허위광고에 힘을 더하다
최근에는 미라클 시드니의 광고와 홍보활동에 백화점이 힘을 더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라클 시드니는 사망여우TV의 영상으로 논란이 되기 전에 우리나라의 3대 백화점에 입점돼 있는 상태였다.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그리고 갤러리아다. 미라클 시드니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제품이 신세계백화점 명동본점, 롯데백화점 명동본점, 갤러리아 대전 타임월드점 등 국내 백화점 11곳에 입점했다는 정보를 전달한 바 있다.

신뢰가 가장 큰 무기가 되는 백화점
일반적으로 제품 유통 채널 중에서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 곳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백화점'이다. 백화점은 주로 가격으로 경쟁하는 다른 채널과는 달리, 신뢰도를 가장 큰 무기로 삼는다. 소비자들은 다소 비싼 가격이더라도 백화점에서 구매한다면 보다 더 나은 품질을 갖추고 있을 것을 기대한다. 실제로 이를 통해 국내 백화점 기업들은 큰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는 리테일 부문 신뢰도 세계 4위 기업으로 우리나라의 신세계백화점을, 19위로는 현대백화점을 꼽은 바 있다. 국내의 다른 어떤 유통 채널보다도 백화점 브랜드가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당연히 이런 백화점에 입점했다는 사실 자체는 대중들에게 커다란 신뢰를 줄 수 있는 정보로 기능하게 된다.

백화점 3사의 입장은
미라클 시드니의 보도자료에 거론된 백화점 3사는 사망여우TV의 콘텐츠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자 재빨리 조치를 취했다. 제품을 철수시키고 저마다의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어떤 곳은 자신들이 아니라 벤더사가 들여온 제품이었다고, 또 어떤 곳은 본사 화장품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변명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설사 내부 사정이 어떠하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백화점 브랜드를 신뢰하고 제품의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니, 백화점의 안이한 조치가 소비자 피해를 불러올 수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당연하지만 허위광고를 일삼는 당사자다. 다만 여기에 큰 힘을 보탠 백화점 또한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다. 본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기에, 벤더사가 들여온 제품이기에 백화점에 책임이 없다고 납득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 분명하다. 백화점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 유통 채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하고, 신뢰하며 사용하기 위해서 유통 채널을 사용한다.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플랫폼은 어디에서 존재의의를 찾을 수 있을까. 이번 사태가 유통 플랫폼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