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는 쓰는데 獨·佛은 거부…팔란티어 "메이븐에 킬 스위치 없다"

미국산 위성통신 서비스가 우크라이나에서 제한되자 유럽에서 미국 방산기술 의존도를 낮추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나토가 도입한 팔란티어 군사 AI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의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가 우크라이나에서 일부 제한되면서 유럽에서 미국 방산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기업이 공급한 기술이 정치적 갈등에 따라 중단될 경우 군사작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도입한 미국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군사용 인공지능(AI) 시스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객이 구매한 소프트웨어의 운영권은 고객에게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유럽에서 자사의 군사용 AI 시스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회사나 미국 정부가 임의로 시스템을 중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이스 모즐리 팔란티어 영국·유럽 담당 수석부사장은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스타링크와 관련해 보도된 내용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도, 메이븐에는 이른바 '킬 스위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팔란티어 없이도 독립 운영이 가능하다"

모즐리 수석부사장은 팔란티어나 미국 정부가 외부에서 시스템에 접근해 작동을 중단시킬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팔란티어 직원이 시스템 운영에 참여하더라도 모든 결정권은 고객에게 달려 있다며, 팔란티어의 개입 없이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로 전 세계의 많은 군사·민간 고객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자국군 도입을 미뤘다

나토는 메이븐을 사용하고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 기업에 대한 의존을 우려해 자국 군대에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지휘통제와 표적 식별 같은 작전의 핵심 기능을 외국 기업 소프트웨어에 맡기는 구조 자체를 주권 문제로 보는 시각이다. 유럽 내에서는 방산 소프트웨어 분야의 자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논의가 재무장 담론과 맞물려 확산되고 있다.

킬 스위치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의 지속성이다. 기술 공급국과 사용국의 이해가 어긋날 때 무엇이 멈추는지를 유럽은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목격했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 보도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