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란' 정성일 "일본어 대사 더빙 아니었다, 6개월간 기초부터 공부한 보람 있어" [인터뷰M]

김경희 2024. 10. 27. 13: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전, 란'에서 일본군의 선봉장 겐신을 연기한 정성일을 만났다. 겐신은 조선땅을 침략한 일본군의 선봉장으로 사무라이 갑주를 입고, 도깨비 탈을 쓴 채로 마치 사냥터를 누비듯 전쟁터를 누비는 인물이다. 무자비하게 조선의 백성들을 공격하던 중 천영이 속해 있는 의병들과 마주하고 그의 뛰어난 검술 실력을 알아본 뒤 전쟁터 한가운데에서도 무사와 싸움의 예를 갖추라며 칼을 놓지 않고, 천영과 끝까지 대결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첫 등장에서 정성일인지 몰라봤다는 시청자가 많을 정도로 이번 영화에서 정성일의 분장은 특별했다. 악마의 뿔을 닮은 투구부터 수염, 흉터 등 아주 세세한 부분을 김상만 감독이 신경 써줬다고. 정성일은 "감독님이 그림을 기가 막히게 잘 그리신다. 투구 모양의 뿔도 악마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직접 스케치도 해 오셨도 팔의 잘린 단면도, 부러진 칼의 모양 등도 이런 모양이 될 거라고 다 그려서 보내주신다. 엄청 디테일하셔서 모니터상의 구석구석도 '이 부분은 깃대가 펄럭이는 게 있어야겠다'는 작은 하나까지 색감, 실루엣까지 신경 쓰시더라."며 김상만 감독의 디테일을 이야기했다.

김상만 감독의 연기적 디렉션도 디테일했다고. "더 잔인하길 원했고 감독님이 일본어도 잘하신다. 그래서 현장에서 대사가 바뀔 때마다 일본어 선생님과 단어를 상의하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뉘앙스를 계속 이야기하며 수위를 맞춰갔다. 허허 웃으시면서 할 말 다 하는 분이시다. 웃으면서 한번 더 가자, 더 해도 안 죽는다며 말씀하시는 너무 귀엽고 좋은 분"이라며 감독의 스타일을 이야기했다.

미술감독 출신인 김상만 감독이었기에 이 영화의 미장센도 대단했다. 특히나 겐신은 무당의 '네 칼에 네 목이 찔려 죽는다'는 저주를 받은 인물이라 마지막 엔딩도 강렬했다. 정성일은 "CG가 들어간 장면이라 그 예언이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다. 완성된 작품을 통해 마지막 장면을 확인하고 저도 모르게 '윽'하고 신음소리가 나더라. 정말 묘한 느낌이었다. 잔인함도 있었지만 조형물 같은 느낌도 들면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괜찮은 결과물이었다."며 자신의 엔딩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속에서 조선시대 일본군의 의상은 여러 차례 나왔었다. 정성일이 연기한 '겐신'도 일본군 특유의 갑옷을 입고 등장했다. 그는 "갑옷의 실제 무게는 엄청나다. 그걸 연기하기 편하라고 가볍게 만들면 가짜티가 나고 원래대로 만들면 움직이기 어려워서 어느 정도 무게가 있게 제작하느라 그걸 입고 연기하는 건 힘들었다. 그래도 액션 할 때 몸에 익으라고 훈련할 때나 리허설할 때도 계속 입고 연습하며 불편한 부분을 수정해 나갔다."며 액션 연기의 노력한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나중에 조선인으로 위장하느라 한복을 입었을 때는 너무 편해서 날아갈 것 같았다. 사극에서 할 수 있는 건 이번 작품에서 다 해본 거 같다. 왜군 갑옷도 입어보고 일본인 수염도 했다가 조선인 갑옷과 한복, 수염도 해보고. 향후 몇 년 간 사극은 안 할 거 같다"며 너스레도 떨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정성일의 말처럼 '겐신'은 7년의 텀을 두고 비주얼적으로 큰 구분이 지어진다. 처음 천영과 일본군의 갑옷을 입고 싸울 때는 사무라이 같은 보폭이나 자세로 무사의 포스를 드러냈다면 7년이 흐른 뒤에는 너무 많은 학살로 무사가 아닌 학살자의 포스를 드러냈다. 그는 "세월의 흐름 속에 인물 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 자세가 바뀌는 데 그걸 표현하려 했다. 무를 중시하던 사람도 전쟁이라는 상황 안에서는 살육이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변하게 되었다. 하지만 천영을 다시 만날 때는 '나의 딱 한 명뿐인 호적'을 만났다는 호기심으로 웃게 되는 걸로 표현했다."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인물의 성향 변화도 표현하려 애썼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중저음의 일본어 대사였다. 정성일은 "일본어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게 상당히 메리트가 있었다. '아가씨' 때 일어 자문을 해주셨던 교수님을 제작사로부터 소개받아 일본어 기초부터 공부했다. 6개월 정도 했는데 일본어 뜻을 명확하게 아는 게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되더라. 현장에서도 일본어를 잘하는 배우가 있어서 억양이나 톤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정말 열심히 배웠지만 현대말이 아닌 고어여서 망상 실생활에서는 써먹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있다"며 일본어 공부도 기초부터 열심히 했음을 알렸다.

자신의 일본어 연기를 보고 일본어 발음 칭찬을 한 사람들이 많아 뿌듯하다는 정성일은 "처음에는 더빙한 줄 알았다더라. 주변에 일본 친구도 있고 일본어를 너무 잘하는 사라모 있었는데 그들이 다들 어색하지 않다고 칭찬을 해줘서 뿌듯했다. 긴 시간 노력한 결과가 잘 드러난 것 같다."며 자랑을 이어갔다.

'전, 란'에서 정성일 옆에 딱 붙어 통역사 역할을 했던 고한민 배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더 했다. "고한민의 어머니가 일본에 사셔서 자주 왔다 갔다 해서 일본어를 현지인처럼 하는 친구다. 그 친구에게 계속 물어보고 같이 고어도 배웠는데 고한민이 현장에 없으면 불안했다. 고한민은 뭐든 열심히 하고 너무 잘하는 친구. 우리나라에서 말도 제일 잘 탄다. 액션팀 대신 말을 탈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통역사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대본에서는 '통역을 한다. 전달을 한다' 정도로만 나와있었는데 현장의 모든 말을 그 자리에서 다 통역해 주면서 씬 사이의 틈을 고한민이 다 메꿔줬다. 대본 리딩 때부터 너무 잘해서 감탄했었는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한민의 대사에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보며 깜짝 놀랐다."며 함께 연기한 동료배우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전, 란'은 지난 10월 11일 공개 이후, 공개 2주 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차지, 지난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총 8,300,000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또한 대한민국, 카타르, 대만 등 7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총 74개 국가에서 TOP 10에 오르며 공개 2주 차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와 그의 몸종 ‘천영’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 '전, 란'은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Copyright © MBC연예.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