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어그로 끌었다
옛날 영환데 <일곱가지 유혹>이라는 작품에서
주인공이 악마를 만나 물어보는 질문이
"신은 남자인가요...?" 다.
（왼쪽이 악마 엘리자베스 헐리）
그런데 악마는 "남자는 신이고 싶어하잖아"라고 대답한다.
이 답은 적합한가?
그렇지 않다는 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Do you...? 라고 물어보면
Yes/No/몰라요/질문 성립이 안 돼요.
이 네개 외엔 적절한 답이 아니다.
（세분화 할 수는 있지만）
（세분화 할 수는 있지만）
그 외의 말을 대답이라고 하고 있다면
본의든 아니든 말을 돌리고 있는 거다.
알고 속이는 거면 차라리 상관 없는데
실제로는 엉뚱한 소리 하면서
내용어（남자, 신）가 겹친다는 이유로 대답이라고 생각 안 했으면 좋겠다
그건 그냥 연상기법이다!!!
부부싸움하다가 답답해서 글 적음 ㅎㅎㅎ
이라고 말하는 순간 친구가 톡으로 항우와 유방 이야기를 해서 더 적음
（말 짤이 왜 이것밖에 없지;;）
항우가 유방에게
"내가 촉 땅을 주었는데 그곳으로 가겠느냐, 안 가겠느냐?" 물어본다.
항우는 간다하면 모반으로, 안 간다하면 거역으로 엮어 숙청할 생각이었다.
그러자 유방은
"폐하와 저의 관계는 말과 마부의 그것과 같습니다. 가라하시면 가고 있으라하시면 있으라 하시면 있을 뿐입니다"하고 답한다.
항우는 박장대소하며 유방을 놓아주었다.
그러자 장량이 유방에게 "비유로 말씀하신 것은 정말 잘하신 일입니다"하고 말한다.
이를 보아 친구 말은 '비유로도 답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인데
사실 이 경우는 （모릅니다）가 생략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유방은 "（모릅니다) 가고 안 가고는 폐하께 달려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한 것이다.
하여튼 상대방이 뭐라고 물어보면
연상기법 쓰지말고 토익화법 쓰지 말고
맞다, 아니다, 모른다, 질문성립안된다, 이렇게 대답해주자!!
p.s. 성별이 생물 내에서만 성립하는 개념이라면,
신은 생물이 아니므로 신은 남자가 아니다
（신은 포유류인가? 라는 질문과 비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