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역대급 실적에도 시장은 피크아웃 우려…PBR 3년째 하락

BGF리테일 편의점인 CU 전경 /사진 제공=BGF리테일

BGF리테일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편의점 산업 성장 정점(피크아웃) 우려와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성장과 기업가치 평가 사이의 괴리가 커지는 가운데, 회사는 주주 환원 확대와 인공지능(AI) 기술 내재화, 글로벌 확장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해 점포 수 확대와 고효율 점포 전략, 차별화된 PB(자체브랜드) 상품 흥행에 힘입어 매출 9조612억원, 영업이익 253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업계 1위인 GS리테일이 약 11조9000억 원의 매출로 전체 규모에서는 앞서고 있으나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 8711개로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며 맹추격 중이다. 점포 확대와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편의점 업황 둔화 우려 속에서도 외형 성장을 이어간 셈이다.

그러나 실적과 달리 시장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BGF리테일의 PBR은 2022년 3.78배에서 2024년 1.5배로 절반 이상 떨어졌 지난해 1.3배까지 낮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022년 21.84%에서 지난해 15% 수준으로 하락했다.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시장은 과거만큼의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밸류에이션 하락의 배경으로 편의점 산업의 성장 둔화 우려를 꼽는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점포 수 확대만으로 과거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점포당 매출 성장 여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출점 경쟁까지 이어질 경우,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 효율성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GF리테일의 유보율은 7408%에 달한다.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 창출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를 대규모 신사업 투자나 보다 공격적인 주주 환원으로 연결하지 못한 채 내부 유보금이 쌓이면서 ROE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견조한 현금 창출력에 걸맞은 보다 강한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GF리테일은 기술 혁신과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 정체 우려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는 지난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현장, 마케팅, 물류 등 전 영역에 걸쳐 AI(인공지능) 역량을 내재화할 것”이라며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전사적 연구·개발에 착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초현지화)'을 키워드로 이미 진출한 4개국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고, 신규 국가 진출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의 한계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로 상쇄해 피크아웃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주주 환원 정책 역시 상향 조정 기조다. BGF리테일은 2021년부터 35% 이상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왔고 지난해에는 주당 410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해 배당성향 36.27%를 기록했다. 회사는 향후 연결 기준 주주환원율을 점진적으로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기존점 매출 회복과 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점유율 확대, 상품 경쟁력 정상화 등을 근거로 편의점 업종의 피크아웃 우려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상위 사업자인 BGF리테일의 재무 지표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가운데 하위 사업자를 중심으로 점포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동시에 점당 매출은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은 양적 성장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라며“부진 점포 폐점 등을 통해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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