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 붙는 상가 시장
경기 침체 여파로 상가 공실이 늘고 있다. 경매 시장에서도 상가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다만, 대형 오피스 시장은 기업 임차 수요가 늘면서 임대료와 투자수익률이 동반 상승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 알아봤다.
◇찾는 사람 없이 텅 빈 상가 증가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부터 24일까지 경매가 진행된 서울 상가 258건의 낙찰률이 15.5%에 그쳤다. 40건만 주인을 찾은 것이다.
서울 상가 낙찰률은 지난해 9월부터 10%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 역시 지난달 전월 대비 3.0%포인트 하락한 68.1%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1.38명에 그쳤다.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해 8월(1.68명) 이후 계속 1명 대에 머물고 있다.
수도권 상가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1월 경기도 상가 낙찰률은 14.8%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48.1%로 202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다. 낙찰가가 감정가의 절반도 안 된다는 의미다. 평균 응찰자 수는 3.82명이었던 지난해 6월을 마지막으로 2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가 시장은 울고 있는데 오피스 시장은
경기 침체 여파로 상가 임대료가 하락한 가운데, 대형 오피스 임대료와 투자수익률은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 주요 업무 지구에서 기업 임차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한국부동산원의 ‘2024년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0.16%)와 소규모 상가(-0.5%), 집합 상가(-0.44%) 등 규모를 가리지 않고 상가 임대 가격 지수가 전년보다 하락했다.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들면서 전국적으로 상가 임대료가 내린 여파다. 특히 지방은 소비 위축에 따른 상권 침체의 영향이 강하다. 세종시의 집합 상가는 임대 가격 지수가 6.31% 내려 전국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전국 상가 공실률도 중대형 상가(13%), 집합 상가(10.1%)가 두 자릿수를 넘었다.
반면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사무실을 구하는 기업 수요가 늘면서 오피스 시장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국 임대 가격 지수는 전년 대비 3.22% 올랐고, 같은 기간 투자수익률도 4.55%에서 6.32%로 뛰었다. 그중에서도 서울 강남대로(12.32%), 테헤란로(10.57%)의 투자수익률이 높았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