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마 합법화' 부작용에 뒤늦은 규제...한국인도 주의

한창희 2022. 11. 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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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국은 대마를 합법화한 지 다섯 달이 지난 최근, 마약 사용에 따른 정신적 부작용이나 청소년의 오남용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태국 정부가 뒤늦게 규제하겠다고 나섰는데요.

한국인 여행객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자세한 소식, 한창희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캄캄한 밤이 되자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방콕 대표 유흥가.

지난 6월 태국 정부가 대마를 합법화한 이후 곳곳에 '마약 상점'이 들어섰습니다.

대마 성분이 들어간 젤리나 음료 등, 현지인은 물론 태국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파이 / 대마 상점 운영 : 지금 태국에서 대마초는 채소나 과일과 같아요. 효능 있는 약초라고 할 수 있어요.]

[녹 / 태국 방콕 : 여행객들이 관광 와서 대마를 많이 이용하는 걸 봤어요. 주변에도 해보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있죠. 대부분 시도는 해보고 싶어 해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마 합법화에 따른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송클라대학교 의과대학의 한 의료진은 대마 사용 후 정신적 부작용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오는 환자가 지난해 3%에서 올해 17%까지 치솟았다고 밝혔고, 태국 중독연구소는 지난 6월 이후 청소년들의 향락용 대마 소비가 두 배로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태국에선 미성년자에게 대마 판매를 금지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임슨 / 대마 상점 운영 : 대마는 이제 문화가 됐어요. 아이들은 멈추지 않을 거예요. 왜냐면 이게 하나의 재미거든요.]

[엘 / 태국 방콕 : 청소년들이 대마에 접근하는 게 확실히 쉬워졌어요. 원래는 몰래 담배만 하다가 대마가 추가된 거죠. 이건 태국에도 안 좋아진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한인 사회도 덩달아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자녀를 둔 한인 가정의 경우 더욱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겨울철 태국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한국인 관광객들도 부주의로 대마를 섭취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다연 / 태국 방콕 : 젊은 친구들은 남용할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조심하고 정부에서도 이런 걸 통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배경진 / 태국 방콕 :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선 조금 우려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하지 않게 잘 유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성희 / 태국 방콕·태권도장 운영 : 한국은 오래전부터 대마를 불법으로 취급했고 한국 사람들이 태국에 방문하게 된다면 쉽게 대마를 접할 길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많이 우려됩니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대마를 소지하거나 흡입해 국내 입국 때 성분이 검출되면 한국 법에 따라 처벌받게 됩니다.

부작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태국 정부는 서둘러 대마 규제에 나섰습니다.

앞으로 미성년자와 임신부 등에게 대마 판매가 금지되고, 대마 성분이 들어간 식품을 판매할 경우 과다 소비에 대한 경고와 구체적인 함량 등의 정보를 반드시 표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태국 사회 곳곳에 대마가 깊숙이 스며들어 있어, 정부의 이번 규제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태국 방콕에서 YTN 월드 한창희입니다.

YTN 한창희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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