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진선규의 재회만 남은 '아마존 활명수'[TF씨네리뷰]
휴머니즘 녹인 코믹 활극…판타지 설정 살린 두 배우의 열연
지난 30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아마존 활명수'(감독 김창주)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 분)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영화 '발신제한'으로 연출 데뷔한 김창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진봉은 아마존에 도착해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이고르 페드로소 분) 이바(루안 브룸 분) 왈부(J.B. 올리베이 분)를 만난다. 비행기에서 추락하고 아마존 원주민들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하는 등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긴 진봉은 볼레도르 선수들과 만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실력은 대회에 출전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또 다른 위기에 맞닥뜨린 진봉은 백발백중을 자랑한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떠올리고, 그들에게 양궁 선수가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메달을 따면 거주지를 더 이상 훼손하지 않겠다'는 볼레도르 정부의 약속과 함께 말이다. 이렇게 아마존 3인방을 설득하고 통역사 빵식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진봉이 세계 양궁 선수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회사의 금광개발 사업권까지 따낼 수 있을까.
시나리오를 집필한 배세영 작가는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다가 아마존 원주민들에게서 전사 캐릭터를 떠올렸고, 그들의 생계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도구인 활과 양궁을 접목시켰다. 그렇게 작품에는 아마존 원주민들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충돌을 유쾌하고 사랑스럽게 그려냄과 동시에 환경 문제 등 세계적인 이야기까지 담겼다. 이에 따라 관객들은 전반부에는 웃음을, 후반부에는 휴머니즘을 크게 느낄 수 있다.
다만 시작부터 관객들을 작정하고 웃기겠다는 메가폰의 각오는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오고, 원주민과 우리의 문화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나가 되는 과정은 뻔하게 느껴진다. 자신 있게 코믹 활극을 내세웠지만 예상되는 흐름으로 저조한 웃음 타율을 기록하고, 코미디로 시작해 휴머니즘으로 끝나는 전개도 매끄럽지 못해 아쉬움을 더한다.
원주민이 짧은 시간에 양궁을 연습하고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판타지적인 설정과 전개를 납득시키는 건 결국 류승룡과 진선규의 열연이다.
류승룡은 '극한직업'과 '7번방의 선물'(1281만 명)로 한국 코미디 영화 흥행 1위와 2위 작품에 모두 이름을 올린 배우답게 공감을 기반으로 한 코미디 연기로 극의 중심축이 된다. 다소 붕 뜰 수 있는 빵식이라는 인물은 진선규를 만나 덜 과하게 그려진다. 또한 그는 3세들이 쓸 법한 한국어부터 과라니어와 포르투갈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여기에 염혜란은 진봉을 휘두르는 집안의 실세이자 아마존 전사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수현으로, 고경표는 금광개발 사업에 꽂힌 젊은 꼰대이자 금광 개발지 볼레도르 일급 육성 종목이 양궁이라는 소식에 전직 양궁 국가대표 진봉을 아마존 오지로 보내 버리는 최이사로 분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아마존 3인방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3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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