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구조조정도 안통했다... 돌파구 못찾는 알리바바
한때 거칠 것이 없어 보였던 알리바바지만, 현재는 성장이 정체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사업이자 성장 기반이었던 중국 내수 시장의 이커머스 사업이 부진한 데다, 클라우드·엔터테인먼트 등 차세대 먹거리 역시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그룹을 6개 사업 부문으로 분할하고 직원 수만 명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알리바바가 공시한 올해 2분기 매출은 2432억위안(약 45조5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4%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한 240억위안(약 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알리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타오바오·티몰 등 중국 국내 이커머스 매출은 113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하락했다. 중국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둔화된 데다, 중국 내 후발 주자인 핀둬둬의 추격이 매섭기 때문이다. 핀둬둬는 중국 내에서는 핀둬둬, 해외 소비자들 상대로는 테무를 운영한다.
5◇핀둬둬, 中 이커머스 시총 1위 빼앗기도
특히 알리바바 경영진은 핀둬둬의 성장세에 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2015년 중국 이커머스 업계에서 후발 주자로 나선 핀둬둬는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중국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기준 20%까지 끌어올렸다. 한때 80%에 육박하던 타오바오·티몰의 점유율은 이 기간 40% 선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에는 알리바바가 굳게 지키고 있던 중국 이커머스 업계 시총 1위 자리를 일시적으로나마 빼앗기도 했다. 최근 성장세도 독보적이다. 핀둬둬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868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고,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526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알리바바 창업주인 마윈이 직접 핀둬둬를 칭찬하면서 알리바바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핀둬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 성장하면서 알리바바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지자 마윈이 직접 나선 것이다. 당시 알리바바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에 그쳤다. 마윈은 “지난 몇 년간 핀둬둬의 결정과 실행, 노력을 축하한다”며 “하지만 미래를 위해 변화할 수 있는 기업만이 존중받을 수 있다. 우리의 사명과 비전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회사 6개 부문으로 나눈 ‘고육지책’, 효과는 미지수
알리바바는 지난해 3월 그룹을 6개 사업 부문으로 쪼개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지주사 산하에 클라우드 부문, 타오바오·티몰 등 국내 이커머스 부문, 배달 등 디지털 서비스 부문, 물류 회사 차이냐오,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이커머스 부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뒀다. 핀둬둬를 비롯해 바이트댄스·쉬인 등 중국 내 다른 경쟁자들에게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고, 부진한 소비 심리, 중국 정부의 강화된 규제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또 지난해 전체 직원의 12.8%에 해당하는 2만 명을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현지 전문가를 인용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저렴한 가격, 고객 친화적 경험, 좋은 서비스 등이 핵심 요소지만 알리바바는 지난 수년간 해당 방향을 역행했다”며 “중국 시장에 고급 제품들을 유입하는 데 열중했고, 앱 인터페이스와 할인 정책 등은 갈수록 복잡해졌다”고 했다.
알리바바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자 또 다른 핵심 사업 부서인 클라우드 사업도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클라우드 업계 부동의 1위인 아마존 AWS의 시장 점유율이 30%가 넘는 데 반해,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5%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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