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이유 노래에 맞춰 '펑펑'···107만명 다녀간 불꽃축제, 안전은?
1시간 30분 이어진 광경에
운집한 관객 환호성 이어져
밀집으로 질서는 흐트러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열린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로 주최 측 추산 107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운집한 가운데, 불꽃축제가 시작한 공원 하늘에는 눈부신 불꽃이 가득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안전관리 요원이 투입되는 등 주최 측과 정부도 철저한 준비에 나선 모습이었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아슬아슬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7시께 개막식을 시작으로 20여 분 후부터 본격적으로 불꽃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어느 새 드리운 저녁 하늘 위로 화려한 불꽃이 솟아오를 때마다 강가에 모여든 시민들은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불꽃이 터지는 방향으로 휴대전화를 들어올린 채 “오길 잘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가장 먼저 불꽃을 쏘아올린 건 일본팀이었다. 일본팀은 ‘더 하나비(The Hanabi)’를 주제로 15분간 다채로운 공간예술을 표현했다. 연이어 미국팀은 ‘캘리포니아를 꿈꾸며(California Dreaming)’라는 주제로 자유와 꿈을 100만 여 명의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마지막을 맡은 주최 측 한화는 ‘시간의 섬광(Flashlight)’라는 테마 아래 ‘섬광처럼 빛나는 우리의 가장 눈부신 순간’을 색색의 불꽃으로 담아냈다. 주최 측은 아이유의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 악뮤(AKMU)의 ‘러브 리(Love Lee)’,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K팝 노래에 맞춰 불꽃을 쏘아 올렸다. 현장에 방문하지 못한 이들도 동시에 생중계되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노래와 아름다운 장관을 구경할 수 있었다. 축제는 개막식 이후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난 8시 40분께 끝이 났다.
반면 안전 측면에서는 공원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이 포착됐다. 축제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원효대교 등 ‘명당’ 인근은 혼란을 거듭했다. 이날 오후 2~3시까지만 해도 다수의 안전관리 인력이 투입돼 인파가 원활하게 이동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2024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까지 진행되면서 혼잡도는 더 높아졌다. 마포대교 상단 쪽 도로에도 시민들이 꽉꽉 가득 차 있었다.
안전을 위해 한화그룹은 임직원 봉사단 1200명을 포함한 3400여 명의 안전관리 인력을 파견했다. 경찰은 경찰서 558명, 기동대 1380명, 기동순찰대 160명 등 모두 2417명의 인력을 투입했고, 서울시는 한화와 소방재난본부, 영등포·용산구, 서울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행사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하고 전년 대비 안전 인력을 28% 증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착장 부근으로 이동하는 통로나 역에서 사람들이 합류하는 통로 등 강변과 가까운 구간에서는 양방향 통행이 무너지면서 정체가 이어졌다. 가까이서 불꽃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이동하지 않고 서서 구경하면서 정체는 극심해졌다. 경찰과 주최 측 임직원 봉사단은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가라” “길이 없어져서 곤란하다”며 큰 목소리로 안내했지만,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 몇 번이나 이어졌다. 시민들은 “밀지 말아달라”라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편 축제가 끝난 뒤 귀가하는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는 오후 2∼10시 행사장 주변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를 전면 통제했다. 지하철 5·9호선은 각각 18회, 52회 증회하고, 오후 8∼10시 여의도환승센터·여의도역·여의나루역을 경유하는 버스 노선 26개를 집중 배차한다.
공원으로부터 약 1.4㎞ 떨어진 여의도역에서도 경찰은 “돌아서 3번 출구로 가라”면서 우회를 안내하기도 했다. 오후 6시부터 지하철이 무정차했던 여의나루역은 오후 9시 25분에야 무정차 통과가 종료되어 정상 운행 중이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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