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허덕이는 병원들… '지방의료 보루' 충남대병원 휘청

정인선 기자 2024. 10. 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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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운영에 타격을 입은 국립대병원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분원 건립 여파로 진통을 치른 충남대학교병원은 누적 차입금이 3500억 원대에 달하는 등 경영 안정을 위한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충남대병원은 세종 분원 건립을 위해 빌린 장기 차입금 이자 부담 등으로 인해 다른 국립대병원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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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기준 누적 차입금 3549억원… 적자도 수백억
전공의 이탈 이후 악화일로 "자구책으론 한계"
대전일보 DB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운영에 타격을 입은 국립대병원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분원 건립 여파로 진통을 치른 충남대학교병원은 누적 차입금이 3500억 원대에 달하는 등 경영 안정을 위한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충남대병원의 누적 차입금은 3549억 원으로, 전국 국립대병원 중에서도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크다. 다음으로 차입 규모가 큰 경상국립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이 올 상반기 각각 2500억·1800억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충남대병원의 부담 규모가 매우 막대한 상황이다.

충남대병원은 세종 분원 건립을 위해 빌린 장기 차입금 이자 부담 등으로 인해 다른 국립대병원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병원은 세종 분원을 짓기 위해 당시 3074억 원을 차입, 현재 4.9%의 이자를 감당 중이다.

갚아야 할 차입 규모가 상당하지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분원을 개원한데다 세종시 인구 증가세의 둔화로 경영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지난해부터 시행한 긴축 재정으로 인해 의료수익 목표 달성률이 올 1월 104%에 이르며 개선 희망을 보였지만,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로 올 들어 더 힘겨운 상황에 처했다. 여기에 대전 본원 수익도 크게 줄면서 전입금 지원도 힘든 실정이다. 지난 7월 기준 본원이 지원한 누적 전입금만 해도 1200억 원대에 달한다. 최근엔 응급의학과 전문의 정원도 채우지 못하면서 3개월째 성인 응급실 진료를 제한하고 있다.

해결될 기미가 없는 적자도 문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의 올 상반기 손실액은 412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손실액(1612억 원)의 2.6배를 기록했다.

이 중 충남대병원(분원 포함)은 204억 원 손익이 발생, 지난해 상반기 손익(-56억 원)보다 3.65배 가량 더 큰 적자를 냈다. 이는 수익에 지출을 뺀 규모로, 회계 기준에 따라 산출 시 순손실은 42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선 전공의 이탈로 수술·입원 건수가 줄어든 만큼, 병원 내 자구책만으로는 현 상황을 개선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승아 의원은 "의료 대란 때문에 지방 의료의 보루인 국립대병원이 누적 적자와 자본잠식 상태로 고사 위기에 놓였다"며 "정부는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긴급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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