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민통선 도로 방치는 직무유기…주민 안전 위한 것" 파주시에 반박

민통선 내 도로 정비 지시를 둘러싼 파주시의 거센 반발(중부일보 5월 19일자 12면 보도)에 대해 육군도 파주시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19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의 요구는 군 지휘관의 독단적 '갑질'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오랜 민원 해결과 민간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적법하고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군 본연의 책무인 만큼, 눈앞의 사고 위험을 묵과하는 것이야말로 도리어 군과 지자체의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파주시에 전달된 문서는 군이 독단적으로 서류상 작성한 것이 아니라, 시 측 요청에 따라 지난해 2개월간 직접 합동 현장을 답사하고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작성된 것"이라며 "군은 안보 관광 차량, 영농 주민 차량, 군용 차량 등의 이동 동선과 통행 순위를 면밀히 분석했으며, 안보 작전상 위해 요소가 없는지 보안성 검토까지 마친 공식 문서"라고 설명했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뢰 위험성'에 대해서도 군은 분명한 선을 그었다. 제초 및 수목 제거를 요청한 위치는 군의 전문 인력이 철저한 현장 조사를 거쳐 지뢰 위험 지역에서 확실히 제외된 곳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군은 파주시의 오랜 도로 관리 소홀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실사 결과, 민통선 내 비법정 도로 중 상당수가 최소 5년에서 길게는 8년간 제대로 된 정비나 보수 없이 방치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장마철 토사 유출로 도로 기능이 마비되거나, 도로 파손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것이 군의 주장이다. 특히 제3땅굴, 도라전망대 등 DMZ 안보관광지로 향하는 외지 관광객과 대형 버스의 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도로 방치는 안전 불감증의 표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 조사를 주도한 군 관계자는 "민통선 내 생업을 이어가는 영농 주민들은 우리 장병들의 부모님과 다름없는 분들"이라며 "주민들이 수년간 겪어온 통행 불편과 안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군이 세심히 살펴 조사한 것"이라고 했다. 또 "담당 공무원과 업무를 조율하면서 언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감정적 표현이 아닌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빚어진 작은 마찰"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안보와 주민 복지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접경지역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만큼, 소통 방식의 오해에서 온 감정적 대립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직 파주시의 한 고위 공직자는 "파주시와 군 모두 시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지자체와 군이 민통선 내 도로 시설물에 대한 관리를 두고 갈등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향후 민통선 내 도로 및 관련 시설물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와 관리협의체 구성 등 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지난해 군은 파주시에 민통선 내 도로 보수와 시설물의 제초 작업이 필요하다며 196건의 항목을 전달했으나 파주시가 부정적 입장을 내며 갈등을 빚고 있다.
김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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