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지은 씨는 데뷔 후 오랫동안 단역과 조연 사이를 오가며 이름을 알리지 못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름 없는 배역, 등장 몇 초 만에 사라지는 캐릭터들이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채웠고, 연기자로서의 확신을 지키기조차 버거운 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2019년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조금씩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화면 속에서의 존재감만큼은 단단했고, 그로 인해 비로소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 작품 이후 오히려 더 긴 공백기가 찾아왔습니다.
무대 밖에서의 생존, 현실과의 싸움
김지은 씨의 가장 고된 시간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그 1년의 공백기였습니다. 작품이 없는 동안 그녀는 하루 4시간만 자며 생계를 이어가야 했고, 카페부터 편의점, 고깃집, 주유소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텨냈다고 고백했습니다.
배우로 데뷔한 뒤에도 생계를 위해 알바를 전전한다는 사실은 결코 낭만적인 서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녀는 “이 일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내가 감수할 수 있는 모든 현실”이라 표현했고, 그것이 그녀가 이 일을 얼마나 간절히 붙들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연기라는 것은 무대 위에서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대 밖의 모든 시간을 감내하며 쌓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전환점, 그리고 남궁민이라는 이름
공백기 이후, 김지은 씨는 배우 남궁민 씨의 추천으로 ‘검은 태양’ 오디션에 참가하게 됩니다. 당시 그는 주연으로 캐스팅이 확정된 상태였고, 그가 그녀를 작품에 추천했다는 점은 단순한 호의 그 이상이었습니다. ‘검은 태양’에서 김지은 씨는 남궁민 씨와 호흡을 맞추며, 액션과 감정 연기를 모두 소화해내며 확실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이후 인터뷰에서 남궁민 씨에 대한 감사함을 거듭 밝혔습니다. 단지 기회를 준 선배가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자신에게 다시금 연기의 의미를 일깨워준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단 한 번의 추천이 인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기회를 어떻게 쓰느냐는 전적으로 김지은 씨 본인의 몫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순간을 단단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연속된 기회, 그리고 폭발적인 반응
‘검은 태양’ 이후, 김지은 씨는 2022년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인기 배우의 반열에 올라섭니다. 여기서 그녀는 전작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밝고 유쾌한 캐릭터를 맡아 안정적인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습니다.
단순히 진지한 연기만 가능한 배우가 아닌, 코믹한 톤부터 감정의 깊이까지 모두 소화 가능한 인물로 평가되면서 업계의 신뢰 또한 높아졌습니다. 특히 이전까지 고정되지 않았던 이미지가 ‘천원짜리 변호사’를 통해 확실히 정착됐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녀에게 두 번째 도약의 계기였습니다.
실패를 견딘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깊이
김지은 씨의 연기는 단순히 잘 훈련된 연기자의 그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그녀는 실패를 알고 있고, 무대에서 밀려난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연기에는 과장되지 않은 진심이 있습니다.
스크립트 위의 감정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체득한 감정으로 장면을 채워 넣습니다. 대사 한 줄, 표정 하나에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는 그런 시간의 누적 때문입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추천 없이도 오디션 없이도, 그녀는 스스로 자리를 만들어내는 배우가 되었습니다.
김지은 씨는 단 한 번의 주연작으로 입지를 다진 배우가 아니라, 수많은 무명의 시간을 묵묵히 견디며 올라온 배우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행보는 더욱 단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Q&A
Q1. 김지은 씨는 어떤 계기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나요?
2019년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Q2. 공백기 동안 어떤 일을 하며 지냈나요?
하루 4시간만 자며 카페, 편의점, 고깃집, 주유소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
Q3. 남궁민 씨와는 어떤 인연이 있었나요?
배우 남궁민 씨의 추천으로 ‘검은 태양’ 오디션에 참여했고, 그를 통해 다시 연기의 전면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Q4. ‘천원짜리 변호사’ 출연은 어떤 의미였나요?
이전 작품과는 다른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확실히 각인됐고,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을 보여준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Q5. 김지은 씨가 앞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백과 실패를 직접 경험한 배우로서, 감정의 깊이와 무게를 가진 연기를 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