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기업' 외친 LG유플러스가 AI로 돈 버는 법
LG유플러스가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며 인공지능(AI) 수익화에 시동을 걸었다. 회사는 전통적인 통신사에서 AX(AI 전환) 전문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달 8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공개한 실적설명 자료의 상단에도 'GROWTH LEADING AX COMPANY'(성장을 선도하는 AX 기업)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회사는 B2B 시장에서 AI로 이미 매출을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AICC(AI고객센터)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경기 안양시에 두개의 하이퍼스케일급 인터넷데이터센터(IDC)들을 운영하고 있다. '평촌메가센터'와 '평촌2센터'다. 여기에 경기 파주시에 세번째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이러한 데이터센터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거나 LLM을 활용해 소형언어모델(sLLM)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이 이용한다. AICC는 기존에 상담원이 도맡았던 고객 문의전화의 일부를 AI가 담당하도록 하는 고객센터 솔루션이다. LG유플러스는 고객센터를 보유한 일부 기업들에게 AICC를 공급하며 매출을 내고 있다.
통신망을 운영하는 현장에도 AI가 적용되고 있다. 이 경우는 직접적으로 AI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업무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기업인프라 부문의 IDC에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900억원의 매출을 냈다. IDC 매출은 올해 1분기까지 800억원대였지만 2분기부터 900억원대로 올라섰다. 3분기 솔루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1294억원이다. 솔루션에는 △e-biz(중계메시징, 웹하드) △NW솔루션 △SME 솔루션 △스마트모빌리티 △AICC 등이 포함된다. 기업용 인터넷과 전용회선 등으로 구성된 기업회선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0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LG유플러스는 3분기 기업인프라 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 증가한 42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매장에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우리가게패키지 AX솔루션'을 연내 3만개의 매장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2027년에는 관련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B2C 분야의 AI 사업은 우선 이용자를 모으는 것이 먼저다. 뛰어난 AI 품질과 사용성으로 이용자를 모은 후 점차 유료 프리미엄 버전을 출시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ixi-O)를 필두로 한 '개인 AI 비서'를 내세웠다. 회사가 7일 공개한 익시오는 AI 통화 솔루션이다. 주요 기능은 △전화 대신 받기 △녹음·요약, AI 태스크 제안 △실시간 보이스 피싱 탐지 △보이는 전화 등이다. 회사는 우선 익시오의 이용자를 늘리는데 주력한다. 1년 안에 1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서 이용자 기반을 다진 후 유료 프리미엄 버전을 도입하거나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익시오를 비롯한 LG유플러스가 내놓을 AI 서비스들은 자체 개발한 sLLM '익시젠'이 기반이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한 sLLM이다. 통신·플랫폼 분야에 특화됐다.
한편 LG유플러스는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조8013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 줄었다. 기업인프라 외에 전통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모바일(무선 및 알뜰폰) 부문과 스마트홈·전화 부문에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신규 통합전산망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AI를 비롯한 미래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면서도 보안을 강화한 차세대 통합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