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부장관’ 성시경 따라 맛본 아재 맛집[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주현수 기자 2023. 1. 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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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각의 부추복어살



요즘 MZ세대 사이에는 ‘아재 맛집’ 탐방하기가 유행이랍니다. 순댓국, 감자탕 등 아저씨들이 선호하는 메뉴가 있는 식당에 2030세대, 특히 의외로 여성들의 발길이 북적댄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현상은 ‘버터왕자’로 불리던 발라드 가수 성시경이 유튜브 채널 ‘먹을텐데’를 통해 소개한 자신의 최애 맛집 먹방 콘텐츠의 영향이 거들었는데요, 이젠 ‘국밥부장관’이라는 별명까지 새로 얻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네요. ‘a저씨’들만 갈 것 같았던 아재 맛집이 힙하게 떠오른 건 3년여의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느끼기 힘들었던 ‘사람 냄새’가 MZ세대의 발길을 이끄는 이유 아닐까 분석되고 있어요. 그럼 성시경의 ‘먹텐로드’에 소개된 곳 중 주바리도 ‘킹정’하는 곳을 소개할게요. MZ세대든 AZ(아재)세대든 분위기보다는 ‘맛’에 진심인 분들이라면 함께 즐겨보세요.

■ 황금콩밭

100% 국산 콩을 사용해 매일 아침 정성 가득한 두부를 직접 만들어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맛집 ‘황금콩밭’은 성시경뿐 아니라 제게도 최애 맛집이랍니다. 이 집에서 주바리가 추천하고픈 메뉴는 ‘두부버섯전골’인데 두부와 버섯 외에 한우 불고기까지 들어있어 재료는 풍부하고 국물은 얼큰하지만 텁텁하지 않아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맛보고 땀 한번 쭉 빼고 나면 보양식을 먹은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특별한 것 없는 두부전 또한 쌍엄지를 부르는데 마치 부드러운 치즈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이 예술이죠.

황금콩밭 두부전골



두부완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쫀득해서 테이블마다 하나씩 꼭 주문하는 메뉴. 삼겹살과 김치를 볶아 곁들인 두부김치는 막걸리 안주로는 그만이고요. 하나하나 직접 만들어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류도 맛나지만 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분들에게는 감동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보쌈과 육전 등도 맛이 좋아 두부를 좋아하지 않는 이와 함께 방문해도 타박 듣지 않을 거예요. 서울 서초동과 아현동 두 군데 위치해 있으니 서식지와 가까운 곳으로 방문해보세요.

■ 만포막국수

서울 지하철 6호선 약수역 인근에 있는 ‘만포막국수’는 이북식 닭요리로 마니아층을 확보한 맛집. 메뉴 이름은 찜닭이라고 돼 있지만 ‘안동식’ 매콤한 찜닭이 아닌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닭백숙 비주얼이에요. 이 집 찜닭의 맛 비결은 일단 닭 살코기의 적당한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입안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듯하지요. 개인 취향에 맞는 비율로 식초·겨자·고추장 양념을 잘 섞어 나만의 소스를 제조해 찍어 먹으면 감동 2배의 맛. 특히 데친 파가 듬뿍 올려져 있는 것이 이 집의 아재 포인트. 어릴 땐 골라내고 먹던 파가 이젠 왜 이렇게 맛있는거죠ㅋㅋ? 닭 뼈가 하얀 것으로 보아 냉동 닭 아닌 것도 확인 가능했고요.

만포막국수 찜닭



막국수도 별미인데 직접 제면 한다고 해요.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고 면발도 과하게 쫄깃하지 않고 좋더라고요. 이북 음식 전문점답게 만두도 맛있더군요. 접시 만두도 좋지만 국물이 담백한 만둣국도 추천해 드리고요. 가게 앞 3~4대 주차 가능하니 편하게 이용해보세요.

■ 부영각

성시경의 ‘먹을텐데’에 소개된 곳은 주바리도 이미 방문해봤던 곳이 많았는데요. 유일하게 안 가본 곳이 있어 이번에 찾아가 본 곳이 마포 용강동의 ‘부영각’이지요. 1970년생으로 주바리보다 연장자인 이 노포는 화교가 운영하는 곳으로 오랜 단골이 많은 집인데 유튜브에 소개되면서 더욱 손님이 많아진 것 같더라고요.

부영각 탕수육



‘중국 호부추의 부드러운 맛을 음미하고 싶을 때 찾는 곳’이라 소개된 이 집의 인기 메뉴는 ‘부추복어살’이에요. 평범한 중국집에서는 흔히 접하지 못했던 것인데 그래서 주바리도 맛보지 않을 수 없었죠. 복어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튀김옷을 입혀 튀긴 후 볶은 살짝 호부추를 듬뿍 올린 이 메뉴는 복어살만 겨자에 찍어 부추를 올린 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복어살과 향과 식감이 좋은 부추의 환상케미를 느낄 수 있지요. 성시경 씨의 영향인지 서너 번 방문했을 때마다 거의 모든 테이블에 이 부추복어살이 올려져 있는 걸 확인했어요. 깐쇼복어살, 탕수복어 등 복어를 이용한 다른 요리들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갈때마다 느낀 건데 주방 조리사들의 손이 빠른지 주문한 음식도 매우 빨리 나와서 성격 급한 아재들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지 않았을까 싶네요. 맛도 좋지만 특히 마음에 든 부분은 중국요리임에서 간이 세지 않다는 점. 성시경이 유튜브에서 직접 만들지 않았다며 추천하지 않았던 군만두는 웬걸 제 입맛에는 너무 맛있던데요ㅋㅋ.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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