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해 프랑스 재력가 팬에게 유산 상속 받기로 한 세계적인 발레리노의 정체

“얘는 돈 버리는 애다.”

한때 그렇게 평가받았던 소년이, 지금은 세계 5대 발레단 ‘마린스키’의 수석 무용수입니다. 그것도 동양인 최초로. 이름은 김기민.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닌, 집념과 헌신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김기민은 ‘발레에 맞지 않는 몸’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무릎이 곧게 붙지 않는 X자 다리, 성장기에 들은 건 “발레에는 안 어울린다”는 말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매일 밤 몰래 연습실에 들어가 수없이 발끝을 들었고, 중학교 시절에는 발레홀 문이 닫혀 있어도 혼자 몰래 들어가 연습할 만큼 열정으로 몸을 깎아 만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스승 블라디미르 김을 통해 비디오 오디션 기회를 얻게 되고, 세계적인 발레 거장 테레코바는 단호히 말했죠. “김기민을 뽑지 않으면 마린스키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그는 23세의 나이에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황실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이름을 올립니다.

하지만 입단 후에도 쉬운 길은 없었습니다. 마린스키 300명의 단원 중 외국인은 단 두 명, 동양인은 김기민이 유일했습니다. 무대 위 ‘검은 머리’에 대한 관객의 편견을 걱정하던 그에게 스승은 “그래서 주역으로 세워야 한다”는 한 마디를 남겼고, 김기민은 마침내 마린스키의 왕자가 되었습니다.

그를 향한 사랑은 국경을 넘었습니다. 프랑스의 한 재력가 할머니 팬은 김기민의 무대를 보기 위해 전 세계를 돌며, 심지어 목발을 짚고도 관람석에 앉았습니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며 김기민에게 거액의 유산을 남겼고, 그는 그 유산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모든 건 저 혼자 이룬 게 아닙니다.”

그는 끝까지 겸손했지만,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김기민의 인생은 예술 그 자체였고, 그의 무대는 감동 그 이상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