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은 UP, 판매량은 글쎄? 결국 쓸쓸히 퇴장한 국산 SUV

더 뉴 맥스크루즈는 2015년 하반기에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되며 신선함을 더했습니다. 이전 모델도 디자인 아쉬움은 크지 않았기에 산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프라임처럼 원판을 최대한 유지했지만, 화장법을 크게 바꾸면서 인상이 확연히 달라졌죠.

먼저 산타페와 공유했던 독특한 사각형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전조등 밝기 이슈가 있어 일반적인 원형 프로젝션 램프로 변경되고 블랙 베젤이 입혀져 눈매가 또렷해졌습니다. 범퍼는 좌우로 한껏 벌리고 디귿자로 꺾여 있던 LED 주간 주행등을 양 끝단에 세로로 배치해 전폭을 강조하면서 인상이 한층 과격해졌죠. 측면과 후면 역시 휠과 범퍼 디자인, 크롬 부품 비율을 늘리고, 어둡게 처리한 리어램프와 그 안의 그래픽을 수정해 좀 더 도시적인 분위기로 변모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준대형 SUV 차급에 맞게 존재감을 끌어올린 모습이었습니다.

여전히 미래지향적인 분위기의 실내는 각종 편의 사양을 최신화하고 소재를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새로운 색상의 가죽 내장을 추가하고 천장을 스웨이드로 감싸는 등 감성 품질을 높였습니다. 또 10개 스피커의 JBL 프리미엄 사운드, 어라운드 뷰, 특히 이 모델부터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같은 폰 커넥트 시스템을 지원하여 다양한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았습니다. 앞서 선보인 싼타페 더 프라임과 마찬가지로 차간 거리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 후측방 경고 같은 최신 주행 편의 및 안전 사양을 보강한 것 역시 더 뉴 맥스크루즈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죠.

파워트레인은 기존의 2.2L 디젤과 3.3L 가솔린 두 가지 구성을 유지했지만, 날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개량을 거듭했습니다. 디젤 모델은 연료를 추가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정화하는 LNT 방식을 사용해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시켰습니다. 덕분에 요소수를 넣을 필요는 없었지만, 연소되지 않은 연료가 엔진오일에 섞여 들어가 주기적으로 오일이 증가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는 수입차를 포함해 동일한 LNT 방식을 쓰는 차에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기에 엔진오일 관리에 더욱 유의가 필요했는데, 특히 디젤 차량에 가장 가혹한 환경인 시내 주행이 잦다면 더욱 신경 써야 했습니다.

배출가스 저감 장치의 영향인지 초반 가속은 이전보다 답답해졌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여전히 두툼한 토크감으로 일상에서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이질적이었던 MDPS도 다듬어 조향감이 보다 세련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흡차음재를 보강해 이전 모델 대비 정숙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가솔린 모델은 여전히 부드러운 주행감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했지만, 당시만 해도 디젤 선호 분위기가 강했기에 판매량은 미미했습니다. 2.2L 디젤은 산타페나 쏘렌토를 염두에 둔 소비자들이 고려할 만했지만, V6 3.3L 가솔린은 유지비가 한 체급 이상 차이 났기에 당연한 결과였죠. 카니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후 2016년 말부터 생산된 2017년식 모델에서는 디젤 모델의 변속기가 신형 8단 자동 변속기로 업그레이드되어 성능과 효율이 소폭 개선되었습니다. 여기에 맥스크루즈만의 전용 방향제를 순정 사양으로 제공하는 등 독특한 옵션이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더욱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 때문에 디젤 모델이 결국 단종되었고, 가솔린만 남아 판매를 이어가다 2018년을 끝으로 공식 단종되었습니다.

맥스크루즈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아예 산타페 상위 모델로 포지셔닝하여 여유로운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한 모델이었습니다. 고급스러운 내장 소재, 2열 캡틴 시트, 넉넉한 3열 공간, V6 가솔린 엔진 등 경쟁 중형 SUV와 차별화되는 나름의 세일즈 포인트를 내세웠고, 실제 오너들의 평가도 좋았습니다.

다만 국내 판매에서는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본격 판매를 시작한 2013년과 2014년 모두 연간 8,000대 수준으로, 산타페 판매량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2015년까지는 V6 3.0L 디젤 엔진이라는 매력 하나로 꾸준히 병행 판매된 베라크루즈가 판매량을 일부 흡수했다는 핑계라도 가능했지만, 2016년 더 뉴 맥스크루즈 판매량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해외 성적이 이를 만회했습니다.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는 숏바디와 롱바디가 함께 집계되어 정확한 판매량은 알 수 없지만, 이 3세대 산타페가 연간 10만 대를 돌파하며 크게 성장한 것만 봐도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었다는 걸 알 수 있죠.

한편 산타페와 많은 부품을 공유한 덕분에 희소 차량임에도 정비 편의성이 좋은 편이었지만, 그 대가로 고질병도 함께 공유했습니다. 앞서 언급된 전기형 모델의 헤드램프 밝기 이슈와 특히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이 시기 현대 기아차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의 고질적인 문제인 스플라인 기어 마모로 구동력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사륜구동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중고 구매 시에는 이 부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본 콘텐츠는 해당 유튜브 채널의 이용 허락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준대형 SUV 맥스크루즈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래전 소개했던 베라크루즈처럼 맥스크루즈 역시 판매 성과가 썩 훌륭하지는 못했지만, 이 모델로 축적된 데이터는 후속 차량 개발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지금의 현대차 효자 모델인 팰리세이드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시도하는 것이 결실을 맺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단 시작해 보는 것이 맞겠죠. 완벽한 준비를 하려다 시작도 못 해보고 포기한 일들이 많은데요. 비록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약간의 의구심이 들더라도 일단 시작하고, 맞닥뜨린 문제를 통해 수정해 나가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