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부터 약 70년간 이어져온 한국거래소(KRX)의 주식거래 독점체제가 ATS(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으로 내년 초에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ATS 운영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등 유관기관이 ATS 운영방안과 통합시장관리방안을 공유하고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입니다.

ATS 출범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자본시장 선진화 일환으로 증시 인프라를 다양화하고 투자자들의 거래 편의를 개선하는 등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해 왔습니다. 넥스트레이드가 본격 출범하게 되면 우리나라도 해외 주요국처럼 본격적인 복수시장·경쟁체재가 도입 운영되는 것입니다.

25년 3월 시장 개설을 목표로 준비 중인 ATS 넥스트레이드에서는 기존 9시~오후 3시반까지 6시간 30분만 가능하던 주식거래 가능 시간이 약 2배로 늘어나 하루에 12시간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매매체결대상은 유동성이 높은 코스피·코스닥 800여개 종목이 거래될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 대상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넥스트레이드가 도입됨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시가 예상체결가 표출시간과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이 변경됩니다. 시‧종가의 대표성을 유지하고, 호가를 접수해 하나의 가격으로 동시에 체결하는 단일가매매와 가격이 합치되는 즉시 매매체결이 이루어지는 접속매매의 차이를 활용한 시세조종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시가 단일가매매 시간은 현행 8시 30분~9시를 유지하되 예상체결가 표출시간을 8시 50분~9시의 10분간으로 단축하고, 이 10분간에는 넥스트레이드 거래가 일시적으로 중단합니다. 한국거래소의 종가 단일가매매의 경우 15시 25분~15시 30분의 5분으로 단축하고, 해당 5분 역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가 중단될 예정입니다.

특히 ATS 도입 취지에 맞춰 금융당국은 법규 개정을 통해 투자자의 거래수요와 시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장 ETF·ETN이 ATS에서도 거래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입니다. 넥스트레이드는 주식 외에 다양한 상품거래가 가능하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또한 기관투자자가 ATS에서 거래하는 데 문제없도록 거래소와 동일하게 ATS에서 주식을 취득해 5% 이상 보유하게 되는 경우에도 공개매수 의무를 적용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다만 이는 자본시장법 개정 사항으로, 넥스트레이드가 영업을 개시하기 전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개정이 지연될 시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증권사 등을 통해 안내할 방침입니다.

여기에 새로운 호가를 도입해 호가 유형도 다양해질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와 일반, 최우선, 최유리, 조건부 등 4가지 지정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를 도입합니다. 매매체결 가능성이 높으면서 가격이 유리하도록 유동적으로 조정되는 호가를 낼 수 있고, 호가 단위를 세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됩니다. 시장가격의 변동과 연계해 손절매·분할매수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경쟁체계를 갖추게 되면서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수준으로 내릴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경쟁을 부추겨 거래비용 절감을 이끌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한편, 오는 7월까지 제한되어 있는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도 동일하고 엄격하게 적용될 계획입니다.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되고 정규시간인 9시~15시 25분까지만 공매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은 넥스트레이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 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각의 직전 체결가를 기준으로 운영됩니다.

넥스트레이드의 가격변동폭은 전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30%이며, After마켓의 가격변동폭도 전일 종가 기준 ±30%입니다.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써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등은 넥스트레이드에 즉시 적용되며, 넥스트레이드의 시장감시와 청산도 한국거래소가 수행합니다. Pre‧After마켓을 포함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는 매매거래일로부터 2거래일에 결제될 예정입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ATS 운영방안의 내용 중 법규 개정이나 거래소 규정 등이 필요한 사항은 가급적 하반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넥스트레이드는 2025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올해 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