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전쟁광”이냐 “애국자”냐 양극단… 10월 총선에 운명 달렸다

이규화 2026. 7. 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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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실시하기로 12일(현지시간) 확정했다. 19년 장기 집권하며 중동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생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에게 이번 총선은 정치적 생존이 걸린 승부이자, 그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대(對)이란 강경 노선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당시 NYT는 극우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을 우려한 네타냐후가 휴전보다 군사작전을 선택했고, 그 결과 전쟁이 레바논과 이란으로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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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의회 총선 10월 27일 실시하기로 확정
네타냐후의 대 이란 전쟁 끝이냐 연장이냐 기로
패배 시 실각은 물론 뇌물혐의 형사법정에 서야
네타냐후, 좌우 아우르는 ‘거국내각’으로 승부수
중동 정세 갈림길 될 이스라엘 총선에 세계 촉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EPA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가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실시하기로 12일(현지시간) 확정했다. 19년 장기 집권하며 중동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생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중동의 전쟁과 평화, 나아가 세계 경제까지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에게 이번 총선은 정치적 생존이 걸린 승부이자, 그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대(對)이란 강경 노선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네타냐후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강경 시온주의 진영에서는 국가 존립을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애국자’로 평가한다. 반면 중도·진보 진영에서는 전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전쟁광’이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그를 둘러싼 이러한 상반된 평가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더욱 선명해졌다.

하마스의 공격은 이스라엘 사회에 건국 이후 가장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네타냐후에게는 하마스를 군사적으로 제거할 명분을 제공했다.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이 이어졌고, 전선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더 나아가 이란으로까지 확대됐다.

네타냐후는 이란을 이스라엘 생존을 위협하는 ‘원흉’으로 규정해 왔다. 그는 수년 동안 유엔총회 연설과 각종 국제회의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해왔으며, 이란 핵시설 제거를 국가 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해 왔다.

최근에도 그의 메시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미국과 이란의 일시적 휴전 이후에도 “이란이 다시 우리를 위협할 능력을 갖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언제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란의 군사·핵 능력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휴전을 전쟁의 종착점이 아니라 다음 군사행동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미국 언론도 네타냐후의 대이란 전략에 주목했다.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공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네타냐후가 “지금이 아니면 이란 핵 프로그램을 결정적으로 제거할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군사행동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역시 이후 공개 연설에서 “우리는 중동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며 이란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역사적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그의 전쟁 의지는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와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네타냐후는 현재 세 건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두 건은 언론사와의 부적절한 거래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를 유도했다는 혐의이고, 다른 한 건은 기업인들로부터 약 26만달러(약3억9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다. 그는 2019년 기소된 이후 줄곧 “정치적 마녀사냥”이라며 결백을 주장해 왔다.

그의 사법 리스크는 전쟁과 맞물리며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었다. 이란과 군사충돌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서 재판은 장기간 중단됐다가 휴전과 함께 재개됐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재판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은 이해충돌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이 같은 의혹은 오래전부터 미국 언론의 표적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이스라엘과 미국, 아랍권 관계자 100여명의 증언과 정부 문건을 토대로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휴전 기회를 여러 차례 흘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당시 NYT는 극우 연정 붕괴와 조기 총선을 우려한 네타냐후가 휴전보다 군사작전을 선택했고, 그 결과 전쟁이 레바논과 이란으로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물론 네타냐후 측은 이 보도에 대해 국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번 총선은 이런 상반된 평가가 국민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는 이미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며 우파 중심 연정을 넘어 좌우 진영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거국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최근 기자회견에서도 “이스라엘은 분열이 아니라 단결이 필요하다”며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론은 녹록지 않다. 예루살렘 히브리대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최근 중동 충돌에서 이란이 사실상 승리했다고 평가했고, 네타냐후의 지지율도 지난 3월 40%대에서 6월에는 20%대로 떨어졌다. 하마스 기습 당시의 안보 실패 책임론도 여전히 그를 따라다닌다. 여기에 전직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인 가디 아이젠코트가 중도 진영의 유력한 대항마로 부상하면서 정권 교체 가능성도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네타냐후가 승리할 경우 대이란 강경 노선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패배한다면 그는 총리직을 잃는 것은 물론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온 형사재판에 다시 집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번 총선은 이스라엘 국민들이 ‘전쟁을 계속할 것인가, 새로운 출구를 모색할 것인가’라는 국가적 방향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거다. 워싱턴과 테헤란,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을 지켜보는 전 세계인들이 이번 이스라엘 총선을 주목하는 이유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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