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청년 되기 전에 치료한다···서울시 ‘온 프로젝트’ 발표

서울시가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후 지원 중심의 정책에서 사전 예방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고립·은둔 징후를 아동·청소년기부터 조기에 진단해 빠른 치유를 돕겠다는 것이다. 가족 지원도 확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시청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고립·은둔 청년 온(溫·ON)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2023년 전국 최초로 내놓은 고립·은둔 청년 종합 대책의 확장판에 해당한다. 시는 2030년까지 1090억원을 투입해 청년·청소년 91만3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는 생애 주기별 가족 지원, 정서·전문 의료 지원, 사회적응·자립 지원, 발굴·관리 시스템 강화, 인식 개선 등 5대 분야 18개 과제를 담고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 교육청, 학교, 민간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촘촘한 회복 시스템 구축이 특징이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041가구를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를 토대로 6개월 이상 고립 상태가 지속되는 ‘고립청년’이 전체 청년의 약 7.1%인 19만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은둔청년’은 약 5만4000명(2.0%)으로 추정된다.
청년 은둔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2024년 기준 연간 5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분석도 있다.
앞선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의 12.6%는 이미 10대 때 고립이 시작됐다. 시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고립·은둔 징후가 있는 아동·청소년을 조기에 발굴·치유할 수 있도록 서울시 고립예방센터와 가족센터(25곳)를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 고립·은둔 검사와 부모 상담을 제공한다.
자녀와의 대화법 등 부모교육도 지난해(2300명)보다 10배 이상 늘린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고립·은둔 청년의 부모·형제자매를 위한 ‘가족지원 리빙랩’도 신설해 올해 100가족을 시범 운영한 뒤 확대한다.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화한다. 청년마음편의점 5곳을 대학가·학원가 등 청년 밀집 지역과 지하철역 인근에 신설한다.
오 시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기 어렵지만 반려동물을 통해 치유의 문을 열고 싶어 하는 청년을 위한 ‘마음나눌개’ 사업도 새롭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유기동물을 목욕·산책시키면서 자존감 회복을 돕고, 동물보건사·애견미용사 등 관련 직종으로의 사회 복귀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오는 7월에는 은평병원에 정신 고위험군 청년을 위한 전담 의료센터인 ‘청년 마음클리닉’을 설치한다. 자살 고위험군에게는 상담비와 신체손상 치료비를 연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인공지능 기반 정신건강상담 챗봇 ‘마음e’ 서비스도 확대한다.
단계적 사회복귀도 지원한다. 먼저 집에서 시작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창작이나 온라인 자원봉사를 연계하는 ‘서울In챌린지’로 자기 성향에 맞는 일자리를 찾도록 돕는다. 혼자 걷기부터 시작해 2~3인이 함께 걸으며 사회관계를 형성하고 외부 활동을 유도하는 ‘서울Go챌린지’도 시작한다. 10월부터 모의 직장 운영, 청년인턴캠프 등 경제적 자립 기회를 제공하는 ‘온라인 기지개학교’도 운영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청년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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