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도 당했다... 신분 사칭해 '4억' 가로챈 사기단 검거 [할리웃통신]

[TV리포트=이지은 기자] 유명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를 사칭해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수억 원을 뜯어낸 사기꾼 일당이 검거됐다.

23일(현지 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치안대는 브래드 피트를 사칭해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32만5천유로(한화 약 4억8천만 원)를 받아 가로챈 일당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치안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갱단 두목을 포함해 사기범 5명을 체포했으며 범인들이 사용하던 가옥 5채에서 각종 증거품과 8만5천유로를 회수했다고 전했다.

범인들은 안달루시아 남부지역에 사는 한 여성으로부터 17만5000 유로(한화 약 2억6000만 원)를, 바스크 지역의 다른 여성으로부터는 15만 유로(한화 약 2억2000만 원)를 받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브래드 피트의 온라인 팬 페이지를 통해 만난 여성에게 자신이 배우 브래드 피트라며 접근해 ‘정서적 관계’를 맺고 존재하지도 않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치안대는 “범인들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소셜미디어를 분석하고 심리 개요를 작성했다”며 “그렇게 애정 결핍이 있고 우울증을 겪는 취약한 심리의 여성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자신이 정말 브래드 피트와 채팅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며 “채팅 속 브래드 피트는 피해자들에게 ‘낭만적 관계와 미래’를 약속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연애를 빙자해 금전 사기행각을 벌이는 이러한 ‘로맨스 스캠’ 범죄는 국내에서도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총 920건, 545억원(월 평균 131건·78억 원)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 역시 팬들이 본인을 사칭한 계정에 속지 않도록 당부의 말을 남겼다.

8일 장성규는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는데 혹시나 피해보실 분들이 계실까봐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저는 이 계정 외에 다른 계정을 만들지 않을 것이니 속지 말아주세요~"라며 알렸다.

경찰청은 "유형은 다양하지만 사기범이 접근한 후 피해자를 속여 금전을 편취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이 비슷하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으므로 이를 평소에 숙지해두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라며 "제3자로부터 관심을 끄는 문자나 링크, SNS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일단 멈추고 사기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lje@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