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국내 임상1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임상1상에서 대조약보다 우수한 치료 효과가 관찰됐고, 안전성과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절차는 임상2상으로 회사 측은 허가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신약은 염증 부위에 국소적으로 작용하며 기존 약물보다 전신 흡수량이 적어 부작용 위험이 낮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이 ‘제2의 케이캡’을 탄생시킬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토피피부염 신약 '임상2상' 승인…34조 시장 공략 채비
18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JAK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신약 ‘IN-115314’의 임상2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HK이노엔은 ‘IN-115314’를 경증에서 중등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위한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야누스 키나제-1(JAK-1) 억제 기전의 자가면역질환 신약물질이다. 기존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칼시뉴린 억제제, PDE-4저해제 등이 사용돼 장기 사용이 어렵거나 도포 시 화끈거림 등의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 물질은 염증 부위에 국소적으로 작용해 JAK-1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기존 약물보다 전신흡수량이 적어 부작용 위험이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HK이노엔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아토피 치료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아토피피부염은 전 세계 성인 중 약 5%의 유병률을 보이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JAK억제제 계열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29조원에서 올해 34조원으로 약 17.7%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는 스테로이드 제품이 보편적이다. 이는 완치가 아닌 일시적 증상완화 효과만 있으며 오래 사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시중에 각종 치료제도 나와 있지만 여러 번 투약해야 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기존 경구용 치료제가 가진 안전성 및 효과의 한계점을 극복할 대안으로 바르는 제형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약 개발로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캡’ 이을 차세대 신약 탄생하나
HK이노엔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이 가시화하면서 ‘매출 1조원’을 앞둔 블록버스터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을 이을 차세대 신약이 탄생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HK이노엔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971억원, 영업이익은 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2%, 33.8% 성장했다. 이 같은 실적을 견인한 것은 케이캡이다. 케이캡의 지난해 매출은 168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 급성장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18.2%를 차지한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이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기록한 만큼, 수출을 확대해 실적 퀀텀점프를 이룬다는 복안을 가졌다. 케이캡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국가 2곳에서 허가를 받고 연내 출시를 앞둔 상태다. HK이노엔은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케이캡의 신약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케이캡 처방 증가, 중국 적응증 보험 추가, 수출국가 확대 등으로 고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혜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미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돼 2026년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며 “견조한 실적에도 국내 시장의 경쟁 심화와 미국 내 상업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 수익률이 부진하지만, 국내 점유율 상승에 따른 실적 성장세가 확인되면 상승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