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새된 철새 '가마우지'에 어민들 한숨..나무·풀 다 죽이고 물고기도 싹쓸이

2022. 9. 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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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약 1m에 달하는 크기의 검정몸짓의 새, 민물 가마우지입니다. 원래는 겨울 철새인데 최근에는 텃새로 변하면서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가마우지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장진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강원 원주의 한 저수지 중간에 있는 작은 섬.

가지만 남은 나무에 검은색을 띠는 새 무리가 다닥다닥 앉아있습니다.

민물 가마우지입니다.

가마우지 서식지 중 한 곳인 대전 대청호의 거북섬은 전체가 하얗게 변했습니다.

요산성분이 많은 배설물 때문에 백화현상이 나타난 건데 나무와 풀은 죽고 토양까지 황폐해집니다.

▶ 인터뷰 : 김용환 / 대전 비래동 - " (가마우지) 개체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배설물이나 그런 것들 때문에 섬이 배설물 때문에…."

환경 피해뿐 아니라 어민들의 생계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가마우지 한 마리가 하루에 최대 7kg의 물고기를 먹는 대식가인데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다 보니 서식지 주변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어민이 배를 타고 그물을 걷습니다.

그물에 구멍이 나있는데 가마우지 짓입니다.

▶ 인터뷰 : 임영빈 / 강원 소양호 어민 - "(가마우지가) 들어가서 한 코 딱 찢어서 당기니까 찢어진다고 수달이 찢으면 이런 실밥이 안 생겨요. (작업하다 보면) 입에 물고 나오는 게 다 보입니다. 손바닥만 한 큰 것 작은 것 다 잡아먹어요."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먹으러 들어가 그물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되기도 합니다.

가마우지가 천덕꾸러기가 된 이유는 급격히 늘어난 개체 수 때문.

겨울 철새인 가마우지가 눌러앉았는데 올해 3만 마리 넘게 서식하고 있습니다.

겨울 기온이 높아져 남쪽나라로 갈 이유가 없어진데다 가마우지가 좋아하는 깊고 넓은 호수가 많아 텃새가 된 겁니다.

상황이 이렇자 환경부가 가마우지 수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가지를 제거해 둥지 형성을 억제하고 허수아비를 설치해 서식지에서 쫓아내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피해 어민들과 지자체는 유해조수 지정 필요성에 입을 모읍니다.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가마우지 개체 수를) 제대로 줄이려면 가마우지를 다 죽여야 되겠지만 그것이 안 되다 보니까…."

텃새가 된 가마우지와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찾을 때입니다.

MBN뉴스 장진철입니다. [mbnstar@mbn.co.kr]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MBN #가마우지 #환경오염 #어민피해 #장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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