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통지서 꼭 우편으로 보내야만 했니?”...디지털 놔두고 행정력 낭비 매년 120억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4. 10.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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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지만 여전히 주주총회 소집 통보문 등이 100% 우편으로 발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국내 명의개서대행 기관 중 전자주주명부나 전자통지 제도를 활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명의개서대행 기관은 주주 명부를 관리하면서 주총 소집 통지나 배당금 지급 안내 등 중요한 서류들을 주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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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치 발송 통지서 약 2억7천만건
상법 개정 통해 전자고지 허용돼야
[사진 = 한국예탁결제원]
디지털 금융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지만 여전히 주주총회 소집 통보문 등이 100% 우편으로 발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국내 명의개서대행 기관 중 전자주주명부나 전자통지 제도를 활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명의개서대행 기관은 주주 명부를 관리하면서 주총 소집 통지나 배당금 지급 안내 등 중요한 서류들을 주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한국예탁결제원, KB국민은행, 하나은행 3곳이 이 업무를 하고 있다.

주총 소집, 배당, 증자 등 주요 소식을 안내하기 위해 종이 통지서가 발송되는 데 따른 비용과 행정력 낭비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수 의원실에 따르면 명의개서대행 기관 3곳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해당 업무에 116억원을 지출했다. 지난 2016년부터 연평균으로 집계해보면 매년 121억원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었다.

2016년부터 지난달까지 주총 소집, 배당 등을 안내하기 위해 발송된 명의개서 통지서는 약 2억7820만건에 이른다. A4 용지 두께 0.1mm를 기준으로 이 자료를 쌓는다고 가정하면 555m 높이의 롯데타워를 50개 쌓은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행법 상법 363조에 따라 주총 소집 통지를 이메일로 보낼 수 있는 규정은 마련돼있지만 실질적으로 활용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대부분의 주주가 증권 계좌 개설 때 이메일 주소를 기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탁원이 상장사 소유자명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메일 주소를 수집한 비율은 전체 주주의 0.55%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상법 개정을 통해 휴대폰으로 전자문서를 발송하는 ‘전자고지’ 방식이 허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된 점을 고려하면 전자고지의 유효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예탁원 측은 “이메일 주소 수집이 유효하지 않고 미열람 가능성도 높아 이를 통한 주주통지 시 주주권리 행사에 취약하다”며 “(스마트폰을 통한) 전자고지는 법령상 등기우편과 동일한 송달의 효력을 가져 주주권리 행사 강화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총 소집통지 전자화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유 의원은 “명의개서 통지를 우편으로 발송하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와 디지털금융에 역행하는 행정”이라며 “전자투표 서비스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인 만큼 명의개서 통지 역시 시대적 방향에 맞춰 가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은 자체적으로 우편 발송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주총 우편물을 일체 발송하지 않고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삼성전자 홈페이지 공고로 대체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를 통해 약 3500만장의 종이를 절감할 수 있어 30년산 원목 약 3000그루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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