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코필립스, 마라톤오일 인수…잇따르는 석유 공룡 '메가 딜'
미국 최대 석유기업 중 하나인 코노코필립스가 마라톤오일을 225억달러(약 30조8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에너지업체들이 셰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잇따라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가운데 또 하나의 ‘메가 딜’이 성사됐다.
29일(현지시간) 코노코필립스는 마라톤오일 지분 전량 인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분 가치는 전날 마라톤오일의 종가에 프리미엄 약 15%를 더한 171억달러로 평가됐다. 코노코필립스는 마라톤오일 부채 54억달러도 인수하기로 해 총 기업가치는 225억달러에 달한다.
이번 거래로 마라톤오일 주주들은 1주당 코노코필립스 주식 0.255주를 받게 된다.
코노코필립스는 거래 완료 후 첫 1년 이내에 비용 및 자본 면에서 5억달러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라이언 랜스 코노코필립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마라톤오일 인수는 당사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시키고 자사 재무 프레임워크에 부합하며 미국 내에서 선도적인 비전통적 위치에 고품질의 저비용 공급 재고를 추가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코노코필립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텍사스, 노스다코타 등 미국 주요 셰일 분지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적도 기니에 있는 마라톤오일의 자산을 확보해 해외에서의 사업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거래는 최근 미국 주요 에너지업체들이 총 15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의 M&A 계획을 활발하게 내놓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들 거래 대부분은 서부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에 걸친 퍼미안 분지의 유전지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10월 미 석유공룡 엑손모빌은 셰일오일업체인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620억달러에 인수했고 경쟁사인 쉐브런도 가이아나 해상유전 사업권을 보유한 헤스를 53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헤스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안을 승인했으나 가이아나 유전 핵심 광구의 지분을 보유한 엑손모빌이 이를 반대하고 있어서 최종합병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옥시덴털 페트롤리엄도 작년 12월 셰일오일업체 크라운록을 12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마라톤오일은 8.43% 오른 28.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코노코필립스는 3.12% 내린 115.25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