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휴대전화를 잠깐 볼 일이 있었습니다. 첫 화면에 제 번호가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왜 이렇게 해 뒀느냐고 물었는데, 대답을 듣고 나니 울컥했습니다.

첫 화면에 놓인 번호
딸이 사진을 보여 주려고 휴대전화를 건넸습니다. 화면 맨 위에 제 이름이 있었습니다. 자주 쓰는 앱보다 더 위였습니다. 무슨 일로 이렇게 해 뒀느냐고 웃으며 물었습니다. 딸은 잠깐 머뭇거렸습니다.

딸이 말한 이유
딸은 작년에 제가 잠깐 연락이 닿지 않던 날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번호를 찾느라 손이 떨렸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첫 화면에 옮겨 두었다고 했습니다. 급할 때 한 번에 누를 수 있게 해 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제가 한 일
그 뒤로는 외출할 때 휴대전화를 꼭 챙깁니다. 소리도 크게 해 두었습니다. 딸에게도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대신 하루에 한 번은 짧게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습니다. 안심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었습니다.

자식이 말없이 해 두는 준비에는 지나간 걱정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어보면 그제야 알게 됩니다.오늘은 연락이 잘 닿는지 한 번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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