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사진 없애주세요”…이혼 급증하자 떠오른 ‘영안실’ 사업
중국에서 이혼 인구가 급증하면서 웨딩사진을 전문적으로 없애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 베이징 인근 랑팡에 위치한 파쇄 전문 업체의 결혼사진 전문 폐기 과정을 소개했다.
이 업체 운영자 리우웨이는 스스로를 ‘러브스토리 영안실 운영자’라고 부른다.
2022년 문서 파쇄 공장을 차린 그는 작년 초부터 이혼한 도시인들의 결혼사진을 파쇄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 일로 수익성을 높인 리우는 “우리 업체는 수명을 다한 사진을 화장하는 곳”이라며 이 분야가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을 엿봤다고 한다.
실제로 중국의 이혼 건수는 2016부터 2020년까지 연간 4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정부가 2021년 ‘30일의 숙려 기간’을 도입하며 충동적인 이혼을 막고 나서자 이혼건수는 300만건 아래로 내려갔지만, 올 상반기에만 이미 130만쌍이 헤어지는 등 여전히 높은 이혼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천달러를 들여 촬영하는 고가의 웨딩사진이 보편화됐는데, 이혼 후 이 사진은 골칫덩이로 전락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규정이 엄격한 도시에서는 사진을 버리는 일이 불가능한 데다, 살아 있는 사람의 사진을 불태우는 것은 중국에서 금기시하는 미신이 있어 불태워 버리기도 쉽지 않아서다.
리우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준다. 웨딩사진이 담긴 택배가 도착하면 상자를 열어 물건의 개수와 무게를 측정하고 가격을 결정하는 영상을 촬영한다. 장당 비용은 적게는 10위안(약 1800원)에서 많게는 100위안(약 1만8000원) 이상이다. 택배 상자에는 웨딩사진 외에도 침구, 수건 등의 살림도 함께 들어있다고 한다.
작업자들은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사진 속 문신이나 피어싱 등 특정 가능한 부분과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린다. 일부 고객은 원하는 스프레이 색상을 지정하거나 ‘부정을 막겠다’는 의미의 특정 무늬를 새길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후 사진은 파쇄기에 넣고 유리나 목재처럼 단단한 물건은 쇠망치로 완전히 깨부순다.
리우는 이렇게 나온 쓰레기를 폐기물 에너지 시설로 보내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쾌한 음악을 입힌 영상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송한다.
리우는 “이 모든 과정을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한다”며 “일부 고객은 이 과정에서 감정적인 치유를 받았다고 말한다”고 했다.
공장의 고객 중 80%는 여성이며 일부 고객들은 전화 상담 과정에서 이혼과 관련된 이야기를 1시간 이상 털어놓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우는 “사진의 파쇄는 필연적으로 관계의 끝과 관련이 있다”며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부 물건들은 인생의 다른 단계에서 애물단지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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