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분쟁' 칼자루 쥔 국민연금 "장기 수익률 측면서 판단"

전진숙 의원 "MBK 위탁운용사 선정처럼 수익성만 고려해선 안돼"
국민연금이사장 "개선할 부분 있으면 개선할 것"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 사진=한국경제신문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해 "의결권 행사는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사회적 가치 등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냐"고 묻는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이사장은 전 의원의 "사모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시 MBK파트너스를 뽑은 것처럼 수익성만 고려해선 안 된다"고 한 지적에 대해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2023년 국회 보건복지위언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는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진=한국경제신문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지목됐다. 국민연금은 2년 전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장형진 영풍 고문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근 5년간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 참석해 총 53건의 의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는 92.5%(49건)가 '찬성'으로, 고려아연 경영진 방침에 대부분 동의했다. 영풍 장형진 고문 측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지난 3월 주총에서도 핵심 쟁점이었던 배당·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 고려아연 손을 들어줬다.

이에 이번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추진에서도 의결권을 행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한쪽의 절대 우위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7.83% 지분을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지분 경쟁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