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에 집중하는 이유

카카오의 B2B(기업 간 거래) 전문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구조조정 하는 것은 비효율적 사업 구조를 정리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블로터 DB)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2일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개편을 예고하며 이경진 클라우드 부문장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연결기준 매출과 적자 규모는 2019년 카카오에서 분사한 뒤 매년 늘었다. 매출은 △2019년 48억원 △2020년 682억원 △2021년 955억원 △2022년 1633억원을 기록했다.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도 매출의 절반은 카카오 본사를 비롯한 특수관계가 있는 기업들과의 내부거래에서 나왔다.

영업손실은 △2019년 48억원 △2020년 368억원 △2021년 901억원 △2022년 140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비용은 3039억원으로 전년대비 63.8% 증가했다. 주요 내역은 △급여 1200억원 △복리후생비 201억원 △매출연동비 843억원 △지급수수료 288억원 △감가상각비 202억원이다. 인재확보,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많이 지출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근 4년 연결기준 실적 추이.(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정리=정병연 기자)

이런 상황에서 모회사인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나며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기업용 서비스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의 AI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영역이 겹칠 수밖에 없다. 또 물류 플랫폼 서비스 '카카오 i 라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영역과 일정 부분 겹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처럼 계열사들과 사업 영역이 중복돼 발생하는 비효율을 정리하는 한편 성장성과 투자가치가 있는 클라우드 사업에 초점을 맞춰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조조정에 대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 중심으로 회사를 개편하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중 선택과 집중할 사업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모든 과정을 크루(직원)들과 함께 긴밀히 논의하며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첫 사내 독립기업(CIC) AI랩이 2019년 12월에 분사하며 출범했다. 현재 △기업용 통합 클라우드 플랫폼 카카오 i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카카오 워크 △AI 기반 물류 플랫폼 카카오 i 라스 △AI 고객센터 플랫폼 카카오 i 커넥트 센터 등 다양한 B2B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사내공지를 통해 클라우드 외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며 자신 또한 사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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