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냉장고에 보관했더니 김치 맛이 난다면

일반 김치 냉장고에 와인을 보관해도 될까?
LG시그니처 와인셀러. /LG전자

'김치와 와인을 한 번에’. 집 앞 전자제품 매장에 걸린 광고 문구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문구의 주인공은 와인 보관 기능을 탑재한 김치냉장고였다.

대부분의 집에는 와인 셀러(wine cellar, 와인 저장소)가 없다.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굵직한 가전제품 놓기도 벅찬데 와인 냉장고라니. 와인 애호가가 아니라면 쉽게 들일 가전이 아니다. 하지만 와인은 맥주처럼 차게만 놓으면 장땡인 술이 아니다.

잘못된 보관은 자칫 와인병이 폭발하는 참사를 부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집 김치 냉장고는 그런 고급 기능 없는데’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아쉽게도 와인을 일반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애초에 가정집은 와인 보관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온도와 습도, 진동 등 주변 환경에 예민한 술인 만큼 보관장소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냉장고 깊숙이 넣어둔다면, 최악의 경우 낮은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얼거나 와인이 코르크를 뚫고 뿜어져 나올 수 있다.

‘김치 맛 와인’은 상상하고 싶지 않은 조합이다. /픽사베이, 게티이미지뱅크

만약 김치 냉장고에 와인을 보관한다면 김치의 향이 코르크를 타고 와인과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탄생한 ‘김치맛 와인’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또한 냉장고는 기계에서 진동이 많이 발생한다. 지속적인 진동은 와인에 스트레스를 준다. 냉장고를 여닫을 때마다 빛이 들어왔다가 차단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가급적이면 오늘 산 와인은 오늘 즐기자. 구매 후 레드와인은 30분, 화이트와인은 1시간 30분 정도만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마시는 게 좋다. 소믈리에처럼 ‘최상의 맛’은 찾지 못하더라도 돈 아까운 맛은 피할 수 있다.

/장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