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러너의 지극히 주관적인 러닝화 경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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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을 본격적으로 한 지 어느덧 4년차. 그간 많은 신발을 신어왔습니다.

훈련하며 또 레이스를 하며 느꼈던 러닝화에 대한 느낌을 올려보려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인상이고, 체계적인 리뷰가 아니니 그냥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순서는 대략적인 구매 시기 순입니다.

1. 알파플라이1(재구매 2회)

러닝을 시작하고 맞이하는 첫 겨울인 21년 12월에 형광색 볼트를 구매했었어요.

시착을 해보려 나이키 명동점에 다녀온 것이 기억나네요.

지금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알파플라이 시착이라니요ㅎㅎ 공홈에서 3분이면 매진인데요ㅋ

처음 알파플라이를 발에 넣고 달렸을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정말 신발에 스프링이 달려있던 느낌이었지요.

이 신발을 신고 첫 대회도 나가고 훈련도 많이 했습니다.

마일리지가 다 찬 후에는 두 번이나 크림에서 재구매를 했어요.

러닝 초창기에는 왠지 이 신이 아니면 대회에 나갈 수 없을 느낌이 있었거든요.

아직도 마일리지가 남은 알파1을 한족 보관하고 있어요.

몇번이고 pb를 안겨준 신발이기에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쉽더라고요.

2. 베이퍼플라이2(재구매 2회)

전설의 베이퍼플라이 4%는 모르고요. 저는 2로 베이퍼플라이를 입문했네요.

알파1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약간 탄성감이 부족하지 않나 싶었는데,

많이 타다 보니 굉장히 자연스럽고 편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볍고요.

그래서 훈련때도 레이스때도 많이 신었어요. 22년의 주력 신발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23년 초 동마에서 PB를 달성했을 때에도 베이퍼2를 신었네요.

3. 아디오스프로3

런갤의 호평, 멋진 디자인 등에 반해 구매했어요. 결과적으로 제게는 실망스러운 신발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탱탱하게 탄성이 좋다는 바닥이 제게는 너무 단단하게 느껴졌고요,

무엇보다도 악마의 뿌리 문제가 컸어요.

어느날은 아무 문제가 없다가도, 어느 날은 달릴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오더라고요.

결국 신발장에 오랫동안 방치하다 버렸습니다.

4. 메타스피드스카이

이 신발도 별로였어요. 바닥의 질감이 너무 단단하더라고요. 그리고 전족부가 너무 넓어 발이 안에서 노는 느낌도 있었고요.

많이 신지 않고 계속 신발장에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아프3와는 달리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기에 버리지는 않고 있어요.

그럼에도 참 손이 안가는 신발입니다.

5. 알파플라이2

얼마나 기대가 컸던지요. 프로토 구입은 실패했지만 그 다음 민트색상을 살 수 있었습니다.

이 신발도 여러모로 놀라움을 주었는데요.

첫째는 정말 신기 불편하다는것. 둘째는 아치부분에 뭔가 모를 이물감이 든다는 것이었어요.

즉, 편한 신발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성능이 좋았느냐? 사실 제게는 별로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무게도 꽤 있었던 데에다가, 반발력은 알파1보다 못한 느낌이었거든요.

마일리지를 채울때까지 신기는 했지만 주로 훈련용으로 신었어요. 이 신을 신고 대회를 나간적은 없네요.

재구매도 없었습니다.

6. 베이퍼플라이3(재구매 3회)

베이퍼3는 많은 기대를 받고 출시되었으나 출시된 이후 많은 논란을 불어왔었습니다.

달사남과 같은 유투버분들과 다른 마스터스들이 한목소리로 중장거리에서 탄성이 너무 빨리 죽는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저는 정말 만족했습니다.

베이퍼2보다는 부드러운 미드솔이지만 탄성이 빨리 죽는다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받지 못했어요.

이렇게 단점이 별로 없는 대신 압도적인 장점이 있는데,

그건 이 신발이 정말 가볍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라톤이 아닌 로드레이스는 우선적으로 이 신발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트랙에서 하는 인터벌 훈련도 마찬가지고요.

제가 느끼는 한가지 단점이라면 갑피가 발을 알파3만큼 잘 잡아주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건 베이퍼3의 단점이라기보다 알파3의 미친 장점이라 생각하기에 큰 단점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퀄리티세션은 거의 베이퍼3와 함께서 계속 재구매를 했어요. 심지어 알파시리즈보다 인기가 없는 것도 제게는 참 좋은 부분이더라고요.ㅎㅎ

지금도 두켤레가 신발장 안에 있고 아직 개봉하지 않은 새 신발을 보관하고 있습니다ㅋ

5. 엔돌핀프로3(재구매 2회)

처음에는 호기심에 샀습니다. 도무지 돈 받고 못 팔 것 같은 디자인과 색감인데, 런갤에서 호평이 넘쳐나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제게는 너무 잘 맞더라고요.

써코니 신발의 특성답게 발에 착 감기는 맛, 다시 말해 착화감이 끝내줍니다.

이렇게 편한 신발인데 또 탄성감이 훌륭해요. 제게는 아주 적당한 탄성감이 있어요.

솔직히 베이퍼가 없었다면 10k나 하프레이스는 이 신을 신고 뛰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템포러닝을 할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신발이네요.

아쉬운 것은 이제 단종이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해외직구한 검정 엔프3를 신고 템포러닝을 했어요. 아마 이번 겨울 시즌이 지나면 마일리지가 다 찰 테고, 엔프3와의 즐거웠던 기억은 추억으로 남겠네요.

6. 엔돌핀프로4(재구매 1회)

엔프3가 너무 좋았기에 큰 기대를 안고 샀던 신발입니다.

물론 너무 좋은 신발이지만, 솔직히 엔프3보다는 좀 심심한 맛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착화감은 엔프3만큼 훌륭해요. 굳이 러너스노트를 하지 않아도 발이 안에서 놀지 않고 딱 맞습니다.

그런데 탄성감이 조금 밋밋합니다. 카본화라기 보다 그저 가벼운 일반 트레이닝 슈즈 같아요.

물론 기대만큼이 아니뿐, 정말 좋은 신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지러닝 시 많이 신습니다.

7. 슈퍼블라스트2

메스스 실패 이후 아식스쪽은 처다도 보지 않았는데, 런갤에서 슈블에 대한 평이 너무 좋은거에요.

궁금증을 못참고 질렀는데요. 이거 좀 애매합니다.ㅜ

탄성감, 무게 정말 좋습니다. 달릴때 느낌도 참 좋고요.

그런데 신발의 발목부분이 너무 위로 올라와 있고 또 그 부분이 제법 단단합니다.

어떤 분들은 발목에 안정감이 느껴져서 좋다고 여길 것도 같은데요.

저는 달릴때 발목에 계속 이물감이 느껴져서 별로입니다.

특히, 발목에 지속적으로 눌리는 부분에 부상이 발생할 것만 같아 딱 1.8km를 달리고 멈췄습니다.

그래서 고민입니다. 이걸 어떻게 처리할지...

다시 시도를 할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내다 팔지를요. 저랑 아식스는 참 인연이 없네요.

8. 알파플라이3(재구매 2회)

긴말 필요 없습니다. 1등입니다. 압도적 1등.

알파1의 탄성감에 베이퍼급의 경량화를 이루었으며 착화감 또한 비교할 신발이 없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제게는 단점이 거의 없다고 느껴지네요.

베이퍼3보다 아주 약간 더 무겁기에, 짧은 거리의 레이스에서는 베이퍼3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마라톤은 무조건 무조건 알파3가 최고라고 느껴집니다.

문제는 구매가 쉽지 않다는 거지요.

나이키 공홈에서 알파3가 출시 될 때마다 구매를 시도했고 그 중 3번 구매를 성공했습니다.

프로토는 마일리지가 다 되어 은퇴를 시켰고 볼트를 신고 있네요. 주말 장거리 훈련은 항상 알파3 볼트로 하고 있습니다.

동마는 알파3 에키덴을 신고 달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