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부터 일몰까지…더욱 청정해진 보라카이를 제대로 즐기는 법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전경과 해변 한 쪽에 놓인 보드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새하얀 모래사장에 줄지어 서있는 야자수와 그 앞으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가 매력적인 필리핀의 섬, 보라카이. 지난 2018년, 환경오염으로 인해 6개월 간 섬을 폐쇄한 이후 코로나 펜데믹이 겹치며 외부인의 손길이 닿지 않아 더욱 깨끗해진 여행지다. 해외 관광이 재개된 지금, 보라카이는 회복한 자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필리핀관광부는 “현재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White Beach)에선 흡연과 음주를 엄격히 금한다”라며 보라카이의 환경 정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만큼 현재 보라카이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청정하다.

돌아온 보라카이의 청정 자연을 만끽해야 할 때다. 이에 직접 보라카이에 방문해 여러 액티비티를 즐겨봤다. 직접 즐긴 액티비티의 매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환경 친화적인 장점을 지님은 물론 일출에서 일몰까지 보라카이의 하루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01

선라이즈 바이크 투어

Sunrise Bike Tour

선라이즈 바이크 투어 참가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모습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보라카이의 일출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바이크 투어에 참여해보자. 바이크 투어는 자전거를 타고 보라카이 섬 내 정해진 코스를 돌아보는 활동이다. 보라카이 내 여러 호텔, 사설 업체에서 이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일정에서는 벨몬트 호텔(Belmont hotel)에서 진행 중인 바이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벨몬트 호텔은 보라카이 뉴코스트(Newcoast) 지역에 위치해있다. 아름다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호텔이다. 벨몬트 호텔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바이크 투어를 새롭게 선보였다.

호텔 앞 자전거가 준비돼있으며 투어는 호텔 앞 내리막 길을 따라 내려가는 코스로 진행한다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현재 벨몬트 호텔의 여러 바이크 투어 중 선라이즈 바이크 투어에 참여했다. 선라이즈 바이크 투어는 자전거를 타고 호텔 앞 해변으로 이동해 일출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투어는 해가 뜨기 전인 오전 5시 30분에 시작한다. 호텔 정문 앞으로 가니 자전거가 준비돼있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면 가이드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30여 분 간의 짧은 여정이 시작된다.

뉴코스트 지역 키홀과 그 옆에 위치한 라푸스 라푸스 비치 전경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선라이즈 바이크 투어의 코스는 단순하다. 호텔 앞 내리막길을 달려 해변가로 향하면 된다. 바이크 투어의 첫 번째 목적지는 키홀(Keyhole)이다. 현지 가이드는 장소에 대해 “암석 가운데 뚫린 모양이 열쇠 구멍처럼 생겨 키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붉은 해가 키홀 사이로 고개를 들이미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를 이어 바로 옆에 자리한 라푸스 라푸스 비치(Lapus Lapus Beach)로 이동했다. 화이트비치보다 모래가 곱지는 않지만 규모가 아담하고 고요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만약 해변만 돌아보는 코스가 아쉽다면 인근 전망대에 들러 뉴코스트 지역 전경을 내려다볼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벨몬트 호텔에서는 전기 자전거도 대여해준다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보라카이 바이크 투어 꿀팁! 힘들이지 않고 먼 거리를 가고 싶다면 전기자전거를 대여하길 추천한다. 벨몬트 호텔에서는 전기 자전거도 대여해주고 있다. 대여료는 한 시간에 600페소(약 1만 4300원)이며 가이드와 함께 동행을 원할 경우 200페소(약 4700원)를 추가 지불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아일랜드 투어(Island Tour)를 신청해도 좋다. 아일랜드 투어는 직원이 운전하는 전기차를 타고 섬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가격은 시간 당 500페소(약 1만 2000원)다.


02

호핑 투어

Hopping Tour

보라카이에서 호핑투어를 시작하는 장소, 스테이션 1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호핑투어는 섬과 섬을 이동하며 바다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이다. 국토 전체가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에서 호핑투어는 섬나라의 매력을 두루 품은 최고의 액티비티다. 특히 보라카이에서는 투명한 바다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어 더욱 인기 있는 활동이다.

푸카쉘 비치에서는 투명 카약을 타고 사진을 남길 수 있다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보라카이 호핑투어는 주로 스테이션 1에서 시작한다. 스테이션 1 선착장에는 호핑투어를 위한 배가 여럿 모여 있다. 보라카이 호핑투어는 배를 타고 주위 섬을 돌아보는 코스로 진행한다. 가장 먼저 들른 스폿은 푸카쉘비치(Puka Shell Beach)다. 모래에 조개껍질이 많이 섞여 이와 같이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일명 푸카비치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보라카이에서 호핑투어를 즐긴다면 꼭 들르는 장소 중 하나다. 해변에 내리자마자 투명카약을 타라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렴한 가격에 푸카비치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으니, 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카약을 타 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섬을 한 바퀴 둘러보며 색다른 볼거리를 찾아보길 추천한다.

호핑투어 스폿에 모여 있는 보트들. 이때 코코넛 워터를 파는 상인들이 배로 찾아오는 진귀한 경험도 할 수 있다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푸카비치를 떠나 시원하게 나아가던 보트가 갑자기 멈춰섰다. 호핑투어의 하이라이트,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스폿이었기 때문이다. 일리그 일리간 비치(Ilig Iligan Beach) 인근은 보라카이 스노클링 명소다.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물속을 들여다보니 산호초 주변으로 돌아다니는 형형색색 물고기를 마주할 수 있었다.

*보라카이 호핑 투어 꿀팁! 무더운 날씨와 따가운 햇볕으로 인해 오전 시간에 호핑투어를 떠나기 부담스럽다면 선셋 호핑투어(Sunset Hopping Tour)를 신청하자. 선셋 호핑투어는 늦은 오후 출발해 투어를 즐기는 도중 보라카이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액티비티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붉게 물든 하늘이 머리 위로 펼쳐질 것이다.


03

팔라우 세일링

Paraw Sailing

보라카이에서 해가 저물 무렵이면 볼 수 있는 풍경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에도 보라카이의 해변은 낮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이 해변에 한데 모인 이유는 단 한 가지, 석양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모래사장을 거닐며 해가 지기를 기다려도 좋지만 보다 색다른 체험을 원한다면 팔라우 세일링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저녁이 되면 화이트 비치 앞 바다는 팔라우를 타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저녁 무렵이면 보라카이 앞 바다를 가득 채우는 배가 팔라우다. 팔라우는 필리핀의 전통 보트다. 동력 없이 바람에 따라 배가 이동한다는 것이 팔라우만의 특징이다. 실제로 현지 가이드는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는 날에는 배가 멀리 나가지 않아 세일링이 어렵다”고 말했다.

팔라우를 타면 볼 수 있는 풍경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팔라우를 타고 싶다면 신발을 벗어 손에 들고 팔라우가 정박한 곳까지 걸어가야 한다. 수심이 깊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멀리까지 이동해야 했다.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팔라우에 탑승하면 30여 분간의 항해가 시작된다. 동력이 없는 배이기에 사람이 직접 키를 잡고 돛을 움직여 이동 방향을 조절했다. 파도와 바람의 흐름에 선체를 맡기고 흘러가는 배인 만큼 주위로 모터보트가 지나가면 생기는 물살의 영향이 제법 컸다. 배 위에서 이 파동을 느끼는 것 역시 팔라우 세일링의 재미 중 하나였다.

팔라우 뒤로 펼쳐진 보라카이의 석양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한참을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육지와는 제법 거리가 멀어진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즈음, 배가 크게 방향을 바꿨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일몰이 시작됐다. 붉게 타오르는 해가 수평선 너머로 뉘엿뉘엿 저무는 모습이 보라카이에서의 시간을 한층 낭만적으로 만들었다.

*팔라우 세일링 꿀팁! 여벌의 옷을 준비하길 권한다. 보트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과 세일링을 즐기는 도중 옷이 젖을 수 있다. 또한 배를 타고 이동하며 사진 촬영을 하다가 바다에 전자기기를 빠뜨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바다에 물건을 빠뜨릴 경우 찾을 수 없으니, 소지품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글=이가영 여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