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찍은 李지지율에… 공소취소 특검·공공기관 이전 다 미룬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6일 나왔다. 여권은 60%대였던 대통령 지지율이 불과 넉 달 만에 30%대까지 가파르게 추락하자 비상이 걸렸다. 청와대는 이날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으로 두고 국민의 삶이 개선되고 이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국정 운영 전반을 섬세히 살펴 실질적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2~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전화 자동 응답)에서 이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9%였다.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4월 초 66.1%를 기록했는데 넉 달 만에 30%포인트(p) 가까이 빠진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6월 지방선거, 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거치며 꾸준히 하락했다. 당초 민주당에선 “지지율 하락은 명청 갈등 때문”이라며 “명청 갈등이 폭발한 당대표 선거만 끝나면 회복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 측근이자 친명 핵심인 김민석 대표가 선출된 후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여권도 당황하는 분위기다. 한국갤럽 전화 면접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최근 5개월간 최고 67%(4월 1주)에서 최저 44%(8월 2주)를 기록했다. 넉 달여 만에 지지율이 23%p나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지지율 40%가 깨졌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자 여권에서도 “이대로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국정 동력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지지율 40%”라며 “40%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당내에선 “우리 지지층 이탈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을 위한 실용주의 노선을 따르기보다 지금은 ‘집토끼(고정 지지층)’부터 챙기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전날 김민석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왼쪽을 너무 챙기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며 여권 지지층 결집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중도 포용과 확장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 과정에서 (지지층을 챙기는 데)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율 하락의 여파는 각종 정부 정책의 속도 조절로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관련 계획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발표 시점을 “8월 중” “9월이 마지노선”이라고 해왔다. 그러나 지난 24일 국회에 나와선 “준비 과정과 공론화를 거쳐 10~11월로 예상한다”고 말을 바꿨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도 2차 공공기관 이전보다 2차 혁신도시에 집중하자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는 민감한 의제나 갈등 소지가 큰 정책은 더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부가 지난 3일 비(非)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이었지만 부정 여론이 확산하자 입장을 급선회했다. 지난 23일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민주당이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말라”고 공식 요청한 이후 정부는 법안 수정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에선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위한 ‘조작 기소 특검’ 처리를 당분간 미루고, ‘민생 정책’에 주력하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공소 취소 문제는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조작 기소 특검법을 9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개인 의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때는 민생 현안 법안들을 처리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민주당 상당수 의원도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지금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한 특검법을 통과시키면 폭망할 것”이라며 “특검법을 처리하더라도 공소 취소 권한은 빼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여당은 지지층을 향한 발언도 이어가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당 안팎의 의견을 들어보니 국민의힘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을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인준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청와대도 공지를 통해 “김 대표 건의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 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 표결에 불참했던 인 전 의원 인사에 대해 지지층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국회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재조명 토론회를 연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해 “여자 전두환이라고 불러드리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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