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프리미엄 세단의 자존심을 걸고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쏟아내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2025년형 E200 아방가르드 모델이 최대 1,450만 원이라는 역대급 할인을 받으며 실구매가가 6,050만 원으로 급락했다. 이는 같은 세그먼트의 국산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G80보다 오히려 저렴한 수준으로, 자동차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충격에 빠져들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의 가격 파괴, 대체 얼마나 깎였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2025년 10월 공개한 프로모션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E클래스 라인업 전체를 대상으로 최저 801만 원에서 최대 2,100만 원까지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엔트리 모델인 E200 아방가르드다. 기존 출고가 7,500만 원에서 1,450만 원이 할인된 6,050만 원에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금액은 제네시스 G80의 2025년형 기본 가격인 5,990만 원과 비교해도 단 60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실상 같은 가격대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국산 럭셔리 브랜드를 놓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더욱이 E300 4MATIC AMG 라인 역시 최대 1,400만 원 할인을 적용받아 8,160만 원에 구매 가능하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E300e 4MATIC AMG 라인은 무려 1,910만 원이 할인되어 실구매가 8,850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벤츠가 이처럼 과감한 할인에 나선 배경에는 2026년형 신모델 출시를 앞둔 재고 소진이라는 전략적 목적이 있다. 2026년형 E클래스는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 등 새로운 디자인 요소가 추가되면서 가격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2025년형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해 빠르게 소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벤츠 코리아는 전월 대비 93%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이번 프로모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G80과의 가격 역전, 소비자들 선택 고민 깊어져
제네시스 G80는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온 모델이다. 뛰어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G80는 수입 프리미엄 세단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이번 벤츠 E클래스의 파격 할인으로 인해 가격 우위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G80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대비 성능과 사양이었다. 기본형 2.5 가솔린 터보 2WD 모델이 5,990만 원부터 시작하며, 동급 수입차 대비 1,000만 원 이상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E200 아방가르드가 6,050만 원으로 내려오면서 이 가격 격차는 사실상 소멸됐다. 게다가 벤츠라는 브랜드 가치와 독일 프리미엄 세단의 상징성까지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두 차량은 각자의 장점이 명확하다. G80는 넓은 실내 공간과 최신 편의 사양, 그리고 국산차 특유의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특히 디지털 콕핏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E클래스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E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오랜 역사와 기술력이 집약된 모델로, 탁월한 주행 안정성과 정숙성, 그리고 브랜드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E클래스의 이번 할인은 단순히 가격을 낮춘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선택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라며 “G80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동일한 가격대에서 벤츠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지형이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림별 할인 혜택 총정리, 지금이 기회다
벤츠 E클래스의 10월 프로모션은 전 트림에 걸쳐 진행되고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 E200 아방가르드 외에도 다양한 모델이 파격적인 할인 대상에 포함됐다. E220d 4MATIC 익스클루시브는 기존 8,610만 원에서 836만 원 할인되어 7,774만 원에 구매 가능하며, E300 4MATIC AMG 라인은 9,770만 원에서 1,000만 원이 할인되어 8,770만 원에 출고할 수 있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E53 AMG 하이브리드 4MATIC는 정가 1억 4,100만 원에서 무려 2,100만 원이 할인되어 1억 2,000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고성능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또한 E200 AMG 라인 역시 8,000만 원에서 900만 원 할인되어 7,100만 원에 제공되고 있다.
할인 혜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벤츠 파이낸셜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추가로 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기존 수입차 보유 고객에게는 1% 추가 할인도 적용된다. 현금 구매 시에는 타사 금융을 이용하더라도 1,150만 원의 공식 할인이 적용되며, 제휴사 금융을 이용할 경우 1,200만 원까지 할인폭이 확대된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실구매가는 더욱 낮아질 수 있어 실제 계약 시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프로모션은 한정 재고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은 서둘러야 한다. 전시장 관계자는 “10월 들어 문의와 계약이 폭증하면서 일부 트림은 이미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조기 품절 가능성이 높으니 구매를 고려 중이라면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프리미엄 세단 시장, 새로운 판도 짜인다
벤츠 E클래스의 파격 할인은 단순히 한 모델의 가격 인하를 넘어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 전체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온 제네시스 G80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벤츠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 역시 추가 프로모션이나 특별 사양을 내세워 대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G80는 2025년형 출시와 함께 첨단 안전 사양과 편의 장비를 대폭 강화했으며, 일부 트림에서는 가격 동결이나 소폭 인하를 단행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브랜드 가치와 상품성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단기적인 가격 경쟁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G80 계약하려다가 E클래스로 갈아탔다”, “이 가격이면 벤츠가 무조건 이득”, “국산차 가격이 너무 올라서 수입차와 차이가 없다” 등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G80의 실용성과 사후 관리를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 “브랜드만 보고 선택할 게 아니다” 등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 시장 분석가는 “이번 벤츠 E클래스의 할인 프로모션은 수입차와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앞으로 소비자들은 단순히 브랜드나 가격이 아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 맞는 차를 선택하는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벤츠 E클래스의 6,050만 원 충격파는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 명차를 국산 프리미엄 세단과 같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기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조사들에게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지금이야말로 프리미엄 세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최적의 타이밍일 수 있다. 다만 브랜드 가치에만 현혹되지 말고 실제 사용 환경과 유지 비용, 리세일 밸류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