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소문나서 찾기 시작했어요" 천년고찰이 품은 폭포 절경 명소

천년 고찰 기림사, 신라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산사 여행

기림사 /출처:경주 공식블로그 최은화

경주 함월산 자락 깊은 숲길을 오르면, 천년 세월을 지켜온 고찰 기림사가 고요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선덕여왕 때 창건된 이 사찰은 처음 ‘임정사(林井寺)’라 불리다가 원효대사가 도량을 확장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되었지요. 불교의 숨결과 신라의 역사가 오롯이 깃든 이곳은 단순한 종교 공간을 넘어, 한국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산사입니다.

기림사의 풍경과 전각들

기림사 /출처:경주 공식블로그 최은화

기림사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뉩니다. 본전인 대적광전에는 조선 초기 불상의 전형을 보여주는 삼존불이 모셔져 있으며, 배흘림 기둥이 인상적인 맞배지붕 건축미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대적광전 앞마당에는 수령 500년을 자랑하는 보리수나무가 서 있어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하지요.

기림사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또 다른 한쪽에는 성보박물관, 삼성각, 명부전, 관음전 등이 모여 있어 불교의 다양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성보박물관에는 보물로 지정된 건칠보살반가상을 비롯해 귀중한 불교문화재가 다수 전시되어 있어 학문적 가치 또한 높습니다.

기림사와 용연폭포

용연폭포 /출처:경주문화관광 홈페이지

사찰 탐방의 묘미는 주변 자연과 함께하는 길 위의 시간입니다. 기림사 주차장에서 신문왕행차길로 불리는 함월산 탐방로를 따라 약 15분 정도 걸으면, 신라의 전설이 서린 용연폭포와 만나게 됩니다. 말발굽 모양 절벽 안쪽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실제로 박찬욱 감독의 단편 영화에도 등장할 만큼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신라 신문왕이 문무왕릉을 다녀오는 길에 이곳에서 용으로부터 만파식적과 옥대를 받았다는 설화도 전해져,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신령스러운 장소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기림사의 다섯 샘, 오종수(五種水) 전설

기림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오종수(五種水)**입니다. 임정사라 불리던 시절부터 절 곳곳에 샘이 있었는데, 그 물맛과 효험이 특별해 예부터 차를 우리는 데 으뜸으로 꼽혔습니다.

기림사 오종수 /출처:기림사 홈페이지

장군수(將軍水) – 중앙 응진전 앞에 위치한 샘으로, 마시면 기골이 장대해지고 힘이 솟는다 하여 ‘장군수’라 불렸습니다. 일본인들이 이 물의 힘을 두려워해 탑을 얹어 막아버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현재는 흔적만 남았지만 단맛이 감도는 물맛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탁수(烏啄水) – 동쪽 옛 동암 자리에 있는 샘으로, 까마귀가 쪼아 만들었다 하여 이름 붙여졌습니다. 지금도 물이 흐르고 있으며, 예전에는 식수로 사용되던 중요한 샘입니다.

명안수(明眼水) – 사천왕문 앞 노송 아래 있던 샘으로, 마시면 눈이 밝아진다고 하여 ‘명안수’라 불렸습니다. 예전에는 줄을 서서 길어가던 물이었지만 지금은 자취만 남아 있습니다.

화정수(華井水 / 和靜水) – 화정당 옆에 있는 샘으로, 우물 형태를 지니고 있어 여전히 사용 가능합니다. 마시면 폐의 기운을 다스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하여 ‘화정수’ 혹은 ‘화정수(和靜水)’라 불렸습니다.

감로수(甘露水) – 북암 옆에 있던 샘으로, 예부터 차를 우리는 최고의 물로 꼽혔습니다. 정조 때 문신 성대중의 기록에도 등장하며, 감천 혹은 유천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덮여버려 남아 있지 않지만 전해 내려오는 전설은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줍니다.

기림사의 오종수는 단순한 샘물이 아니라, 불교적 수행과 신앙, 그리고 우리 전통 차 문화와 깊은 연관을 지닌 소중한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본 정보

기림사 /출처:경주 공식블로그 최은화

주소 : 경북 경주시 양북면 기림로 437-17

문의 : 054-744-2292

이용시간 : 하절기 08:00~18:00 / 동절기 08:00~17:00

입장료 : 무료 (템플스테이 별도)

주차요금 : 승용차 1,000원 / 승합차 2,000원 / 대형차 3,000원

기림사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천년의 숲에 자리한 기림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닌, 신라의 역사와 전설, 그리고 자연이 함께 숨 쉬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오종수의 이야기를 비롯해, 용연폭포와 산사의 고요한 풍경 속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마음을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