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듣고 나면 ‘뚜뚜루루 뚜루’만 귓가에 맴도는 마성의 아기상어 노래. 빌보드 차트에 오를 만큼 전 세계적으로 중독성을 인정받아 유튜브에서 113억 회나 반복 재생된 이 노래가 해외에서는 고문이나 시위대 진압 수단으로 쓰였다고 한다.

유튜브 댓글로 “아기상어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고문이 있다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운 건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음악 무한반복 재생은 CIA도 애용하던 고문법인데, 한국 법원에서는 이를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적 있다.

아기상어 노래를 고문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폭로는 지난해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이 교도소에서 나왔다.수감자 세 명이 2019년 교도관과 감독관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며 고소했는데.

선 채로 수갑을 차고 벽에 고정돼 몇 시간 동안 크게 틀어진 아기상어 노래를 들으며 고통을 받았다는 게 이유였다. 복도에 울려 퍼질 정도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어땠을지 상상하니 묘하게 기괴하긴 하다.

케이시 데이비스‧변호사
“아기상어 반복 재생은 고문일 수 있습니다. 그건 괴롭힘과 스트레스, 감정적인 고통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행해진 것입니다”

아기상어 노래는 뉴질랜드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반대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쓰인 적도 있는데, 귀엽기만 한 이 노래가 이렇게 쓰이는덴 의외로 의학적인 근거가 있다. 반복적이고 귀에 꽂히는 멜로디에 오랫동안 강제로 노출되면 뇌에 피로감이 쌓이는데, 특히 밀실에서 구속된 상태일 경우 노래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커져 ‘상동증’이나 수면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거다.

일반인들에게 멜로디의 중독성은 그 노래에 더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지만, 이게 범죄자나 테러 용의자를 심문하는 기관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용도가 180도 달라진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음악을 연구해온 모랙 그랜트 에든버러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교도소 수감자들은 무력감과 두려움에 빠진 상태에서 음악이 언제 다시 시작될지, 멈출지 모르는 공포에 사로잡힌다고 하는데 지속 반복될 경우 PTSD뿐만 아니라 신체적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음악을 고문 도구로 삼는 일이 현대 사회에 들어서며 더 빈번해지고 있는데, 음악을 반복해서 크게 트는 건 기존 고문보다 덜 잔인해 보이고 티도 나지 않기 때문.

실제로 CIA도 시끄러운 음악을 정신적 고통을 주는 주요 수단으로 삼아왔다는 것이 2014년 미국 의회 조사 결과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는 한 테러 용의자를 고문하기 위해 벌거벗긴 상태에서 수갑과 족쇄를 채운 채 잠을 재우지 않고 시끄러운 록 음악을 몇 시간씩 틀어댔다고 한다.

취재하다 알게 된 건데 국내 법원도 시위대가 특정한 음악을 크고 반복적으로 틀어대는 걸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폭행’이라고 인정한 적이 있다.

2018년 전주지법은 군부대가 자기 동네로 이전하는 것을 막으려는 주민들이 애국가와 장송곡 등을 군청 앞에서 계속 튼 행동에 대해 “동일한 음악이 반복 재생되면 각인 효과가 크고 듣는 사람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는데, ‘애국가가 계속 귀에 들려오듯 윙윙거려 불면증에 시달린다’ ‘장송곡을 계속 듣다 보니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장송곡으로 착각해서 들릴 정도’라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증거가 됐다. 상대를 괴롭히기 위해 아기상어를 강제로 들려주다간 폭행으로 잡혀갈 수 있으니 조심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