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는데 로봇청소기가 빤히..." '해킹 피해' 중국 제조사 어디길래?

"샤워하는데 로봇청소기가 빤히..." '해킹 피해' 중국 제조사 어디길래?

사진=나남뉴스

중국에서 제조되어 전 세계에 팔린 것으로 알려져있는 '에코백스'의 로봇청소기가 미국에서 해킹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1일,  에코백스 디봇 X2s 로봇청소기를 이용한다는 고객들은 미국에서 청소기를 이용하던 도중 'f--k' 와 같은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등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고객들의 이같은 경험담은 지난 17일, 뉴욕포스트 등을 통해서 보도됐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해당 로봇청소기를 사용하고 있던 한 변호사는 로봇청소기에서 고장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청소기와 연동되어 있는 앱을 살폈고, 이내 낯선 사람이 청소기에 내장되어 있는 카메라와 원격 제어 기능을 해킹한 사실을 알게됐다. 그는 기계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생각해 기기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재부팅 했다고.

비밀번호 바꾸고 재부팅하자... '충격'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하지만 재부팅 후에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로봇청소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욕설,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로봇청소기는 가족들 앞에서 'FXXX' 이라고 외치는가 하면, 'N-단어(인종차별적 단어)'를 했다고 했다.

또 그는 "로봇청소기가 집안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고, 10대 자녀가 샤워를 하는 화장실 앞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을 알게 됐을때는 공포영화나 다름없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가 겪은 일은 비슷한 시기에 텍사스 주에서도 발생했다. 에코백스 로봇청소기는 사용자를 향해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 로스엔젤레스 에서도 가족들과 반려견 등을 계속 쫓으며 위협하는 일도 벌어졌다.

사진=에코백스

앞서 미국의 IT매체 '테크크런치' 측은 에코백스 로봇 제품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지난 8월, "악성 해커들이 에코백스가 만든 진공청소기와 잔디깎는 기계의 통제권을 확보해 해당 기기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이용해 사용자를 염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에코백스 제품을 분석한 결과 블루투스를 통해 로봇을 해킹하고 원격으로 마이크와 카메라를 비밀리에 켜는 데 악용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들도 발견됐다"고 경고했다.

당시 연구진들은 이러한 취약점을 제조사 에코백스 측에 전달했지만, 별 다른 성과는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미국에서 로봇청소기 사용자들이 실제 해킹을 당했다는 사례들이 보도되자 제조사는 결함을 인정했으며 해당 기기를 오는 11월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같은 로봇청소기 보안 문제는 에코백스에서 판매중인 에코백스 디봇 X2 모델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는 즉시 보안을 강화했으며 11월, 해당 모델을 업그레이드 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고객들은 더이상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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