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온전히 느끼며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서울시는 금천구 호압사 일대 전통 사찰 소유 산림을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호압사 사찰림 산림여가공간'으로 조성했다.
신도와 수행자만의 공간이었던 사찰림이 이제는 시민 모두를 위한 녹색 쉼터로 거듭난 것이다. 이번 사례는 서울시가 사찰과 협력해 사유림을 시민 생활권 녹지로 전환한 첫 번째 프로젝트로, 새로운 도시 숲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호압사 사찰림은 서울둘레길 12코스(관악산공원 입구→호압사→석수역)와 호암산 주 등산로 입구에 위치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특히 공원녹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남권 지역에서 이 공간은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녹색 복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울시는 대한불교조계종 호압사와 토지 무상사용계약을 맺어, 1500㎡ 규모의 사유림을 여가공간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신도와 수행자의 전유지였던 사찰림을 시민과 나누는 것은 단순한 공간 개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호압사 사찰림 산림여가공간은 기존의 단순한 등산로 중심 시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공간은 크게 네 가지 테마 공간과 두 가지 테마 정원으로 구성되었다.
숲속 명상 쉼터에는 소나무 군락을 배경으로 평상을 설치해, 시민들이 조용히 명상하거나 독서할 수 있도록 했다.

산림문화 무대는 기존 211석 규모를 320석으로 확장해 다양한 문화행사나 명상 프로그램이 가능하게 되었다.
어린이 숲체험 공간에서는 친환경 놀이시설과 후글컬쳐 기법을 활용한 정원이 조성돼,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직접 뛰어놀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번 호압사 사찰림 조성을 시작으로, 생태·문화적 가치가 높은 사찰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공유형 산림 복지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강북구 화계사 사찰림에 '치유의 숲길'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자연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갈 방침이다.
서울시 산림의 약 46.6%가 사유지인 현실에서, 사찰림과 같은 사유림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정책은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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