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빅2’ 삼전·SK하닉 1000조 낙수효과 수혜기업 명단

삼성전자 P5 증설 계획에 시설·설비 협력사 조명…용인에 뜨는 SK하이닉스 반도체 드림팀
[사진=삼성전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내 투자 요청에 따라 삼성·SK그룹이 각각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두 기업의 투자 계획은 국내 시설 투자 확대와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 활동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주식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증권가에선 주요 협력사 등 투자 반사이익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삼성그룹 450조 투자 발표에 주식시장도 들썩…생산시설·전공정 장비 협력사 관심 집중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에 총 450조원 규모의 전국 단위 투자를 통해 약 6만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안 중 하나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립이다. 재계와 노동계, 심지어 투자시장의 시선이 동시에 모아지고 있다. 공장 건립에 따른 낙수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5공장은 일찌감치 사업의 밑그림을 그렸다가 반도체 실적 부진과 메모리 수주 감소로 일정을 조정한 사업인 만큼 사업 진행 속도도 예사롭지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평택사업장 5공장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P5 공장 증설에는 총 60조원이 투입되며 가동 시점은 처음 5공장 건립을 계획했을 당시에 비해 무려 2년 앞당겨진 2028년으로 정해졌다.

삼성전자의 5공장 건립 추진으로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공장 증설 초기 단계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분야다. 전력·수도·통신 등 기본 설비 구축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협력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수배전반 제조·판매업체 광명전기가 꼽힌다. 광명전기는 앞서 삼성전자 3공장(P3)과 4공장(P4)에 수배전반을 공급한 바 있다. 이곳 최대주주인 피앤씨테크 역시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피앤씨테크는 전력 IT 기술 업체로 배전자동화 시스템 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며 최근 광명전기 지분 1025만4778주(23.6%)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 [사진=연합뉴스]

수처리 분야에서는 한성크린텍이 평택 P5 공장 증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성크린텍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초순수(UPW) 설비와 폐수처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초순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한 순수한 물로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재료로 여겨진다. AI 기술 확산과 맞물려 초순수는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성크린텍은 지난 6일 P4 공장 증설에 투입되는 초순수 설비 공사를 약 112억원 규모로 수주했으며 과거 P1·P3 등 평택캠퍼스 여러 공정에도 수처리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통신 분야에서는 기가레인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기가레인은 통신 부품 협력사로서 국내 최초 초고주파 대역 RF 케이블과 커넥터를 삼성전자에 공급해 왔다. 북미 5G 사업 관련 장비용 안테나와 필터 모듈 부품을 단독 공급한 경험도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기가레인이 평택 P5 공장의 내부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으며 산업용 5G망과 공장 자동화 통신망 구축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수도·통신 등 인프라를 담당하는 협력사들의 경우 삼성전자 P5 공장 외에도 추가 수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이 잇따라 생산 시설 구축 계획을 밝히고 있어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평택 P5 공장 건립과 함께 광주에 최근 인수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의 한국 생산라인 구축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 삼성SDS는 전남 지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해 국가 AI컴퓨팅센터 SPC(특수목적회사) 컨소시엄의 주사업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국내 생산 거점으로 사용할 울산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8.6세대 IT용 OLED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공장 증설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초기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협력사들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며 “특히 전력, 수처리, 통신 분야에서 삼성과 공급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증권가에서는 2027년 하반기부터 P5 공장과 관련한 전공정 장비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레이저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이오테크닉스, 세정장비 업체 피에스케이,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업체 이수페타시스, 증착장비 공급사 유진테크·원익IPS 등도 P5 증설 수혜주로 꼽힌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향후 5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평택사업장의 전략적 위상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며 “전공정 협력사들의 장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용인에 뜨는 600조 규모 K-반도체 생태계…SK그룹이 품은 ‘드림팀’ 주목

SK그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6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9년 발표한 120조원 규모에서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용적률 상향과 최첨단 공정 도입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반영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진행되는 장기 계획으로 용인 클러스터 내 총 4동의 공장이 건립될 예정이며 첫 번째 공장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SK그룹 반도체 산업의 첨병인 SK하이닉스는 이 지역에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공동으로 8600억원 규모의 ‘트리니티 팹’(기술기업단지)을 구축 중이다.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세금 혜택 등의 정부 지원과 SK하이닉스와의 근접 협업이라는 강점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투자 계획 발표로 해당 지역 공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각 협업사들이 누리는 효과는 당초 기대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클러스터에 입주할 기업들의 면면도 공개된 상태다. 전부 소재, 장비 등 반도체 관련 사업들을 영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함께할 1차 소재 협력사로는 솔브레인과 램테크놀러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솔브레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인 특수가스와 고순도 화학재료 생산이 주력 사업이다. SK하이닉스와 SK온뿐 아니라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내년 가동 예정인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인근에도 신공장 증설을 확정하는 등 삼성전자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램테크놀러지는 반도체 웨이퍼 세정과 표면처리에 필요한 핵심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근 반도체용 유리기판 기술 관련 특허를 등록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유리기판은 AI칩 등 고성능 반도체 구현에 필수적인 차세대 부품으로 반도체 패키지용 핵심 소재로 주목받는 소재다. 박재수 사장, 채광기 기술영업담당 전무 등 SK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이 경영진에 대거 포진해 있어 협업 시너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차 장비 협력사 중에는 ▲주성엔지니어링 ▲파크시스템스 ▲넥스틴 ▲피에스케이 ▲테스 ▲브이엠 등이 클러스터 입주를 앞두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증착(CVD·ALD) 장비 제조가 주력 사업이다. 미세공정 고도화에 필수적인 박막 형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SK하이닉스와 총 8건의 반도체 제조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파크시스템스와 넥스틴은 SK하이닉스에 각각 반도체 공정 모니터링용 원자현미경과 결함 검사 장비를 공급하며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피에스케이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플라즈마(PLASMA) 기반 장비 제조 기업이다. 해당 장비는 SK하이닉스의 주요 공정 단계에 지속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테스는 지난 9월 SK하이닉스와 127억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브이엠은 지난 8월 CMP(화학기계연마) 장비 공급과 관련해 9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최근 사업적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와 클러스터 구축이 1차 소부장 협력사들의 안정적인 수익과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 메모리와 전통 메모리 업황이 모두 좋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흐름은 필연적이다”며 “이번 투자 확대로 공정 장비·소재 기업들의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것으로 보여 협력사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글=김성원 르데스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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