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하나, 바람 하나가 만든 특별한 성
거제 매미성에서 만난 늦가을의
바다 풍경

바람이 한층 차가워진 늦가을, 바다가 보고 싶어 향한 곳은 거제 장목면의 매미성이었습니다. 이름만 듣고 처음 찾는 분들은 흔히 자연 절경을 떠올리지만, 이곳은 바람과 물결에 맞서 한 사람이 20년 넘게 쌓아온, 그야말로 ‘사람의 손이 만든 성’입니다. 그래서 더 특별하고,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 여행지였어요.
태풍 이후 시작된 한 사람의 여정 거제 매미성의 이야기

매미성의 시작은 2003년 태풍 ‘매미’였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백순삼 씨는 다시는 농지를 잃지 않기 위해 바닷가 앞에 돌을 하나씩 쌓아 방파제 형태의 성벽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해요. 시멘트로 틈을 메우고, 다시 돌을 올리고, 또 올리며 20년 넘도록 이어진 작업은 어느새 중세 유럽의 성벽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풍경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는 조금씩 돌을 올리고 있어 방문할 때마다 구조가 새롭게 바뀌어 있다는 점도 매미성의 매력입니다. 시간이 쌓이고 바람이 스치며 만들어낸 구조물이라 그런지, 단단한 성벽 속에서도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감성이 남아 있어요.
바다를 향해 걷는 짧은 산책

최근 매미성은 거제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으며 넓은 주차장도 조성되었습니다. 주차 후 짧은 내리막길을 따라 걸으면, 어느새 파도 소리와 함께 돌로 쌓은 성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바다 앞에 홀로 서 있는 매미성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길은 어렵지 않으며, 성으로 오르는 통로도 여러 곳에 있어 발길 닿는 대로 걸어보는 재미가 있어요. 전체적으로 둘러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산책 코스로도 적당합니다.
성 위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풍경

매미성 내부는 생각보다 다양한 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좁은 돌길을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어느새 바다 위에 떠 있는 성에 오른 듯한 풍경이 펼쳐지죠.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바로 아래에서 들리고, 겨울을 준비하는 늦가을 바람이 부드럽게 얼굴을 스칩니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 스폿에서는 거제 바다와 성벽이 배경이 되어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성 전체가 비정형적인 구조라 어느 지점에서 찍어도 색다른 구도가 나오는 점도 인기가 높죠. 그래서 가족, 커플, 친구 단위 여행객들이 추억을 남기기에 참 좋은 장소입니다.
매미성 뒤편의 작은 쉼표

성 바로 뒤에는 몽돌 해변이 이어져 있습니다. 잔잔한 파도가 몽돌을 밀고 당기는 소리가 정겹고, 거제의 푸른 바다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아요. 또 매미성을 만든 백순삼 씨의 아들이 바로 뒤편에서 오션뷰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성과 바다를 함께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돌을 쌓아 만든 성과 잔잔한 바다의 대비가 주는 여운을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매미성 기본정보

주소: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복항길 29
이용시간: 상시 개방
휴일: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 가능(전용 주차장 확보)
문의: 거제시 관광안내소 055-639-4178
바람과 시간이 빚어낸 거제의 명소

매미성은 거대한 문화재도, 오래된 유적지도 아닙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삶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작은 노력이 20년 동안 이어지며 지금의 특별한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걸을 때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하나의 ‘이야기’를 걷는 느낌이 듭니다.
늦가을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거제 바다와 매미성을 천천히 둘러보고 나니 마음이 오히려 따뜻해졌습니다. 거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감동적인 장소를 꼭 코스에 넣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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