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다 진료 취소가 더 무서워"…서울대병원 화재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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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3시 4분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환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재 발생 약 1시간 31분 뒤인 4시 35분 <뉴스1> 이 찾은 병원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다. 뉴스1>
하지만 환자들은 화재보다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까 더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불은 화재 발생 3분 만인 3시 7분 완전히 꺼지는 등 큰불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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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하필 예약된 날짜에 불 나서 불안해"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오늘도 또 주사도 못 맞고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나…"
23일 오후 3시 4분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환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640명이 대피했지만 3분 만에 완전히 꺼져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 발생 약 1시간 31분 뒤인 4시 35분 <뉴스1>이 찾은 병원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화재보다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까 더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누적된 의료 공백으로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남 순천시에서 주사 치료를 받으러 온 50대 여성 이 모 씨는 "요즘엔 병원 예약하기도 힘든데 하필 예약된 날짜에 불이 나서 불안했다"며 "주사도 못 맞고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나 걱정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다들 불안해하면서도 차분하게 대피했던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남편의 지병 때문에 서울대병원에 다닌 지 오래됐다는 송 모 씨(여·69)는 "15년 만에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눈을 크게 떴다. 송 모 씨의 걱정 역시 화재보다 진료 취소 여부였다. 그는 "진료가 취소되나 했는데 하나도 안 돼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불은 화재 발생 3분 만인 3시 7분 완전히 꺼지는 등 큰불은 아니었다. 다만 목격자들은 600여 명이 대피하며 다급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병원 1층 카페에서 일하는 김 모 씨(여·35)는 "암센터 앞이 사람으로 꽉 차 있고 바글바글했다"며 "건너편 본관 쪽이랑 다른 건물까지도 사람들이 다 서 있고 주차장 관리하는 직원분이 사람들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김 모 씨는 "점장님은 거의 10년 넘게 일하셨는데 이렇게 대피하라고 할 정도로 화재가 난 건 처음 봤다고 하시더라"며 "눈앞에 불이 안 보여서 그런지 다들 되게 침착하게 대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소방 당국은 병원 2층 외래 진료실 인근 라디에이터에 연결된 전깃줄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정상적으로 진료가 재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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