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사는 사람이 양도세 내면...세금 '확' 늘어난다
기재부 해석 변경…양도세 전부 양도가액에 반영
앞으로 부동산 양도가액 산정 방식이 바뀐다. 이에 따라 분양권 시장에서 종종 활용되는 '손피거래'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이다.
손피란 '손에 남는 프리미엄'의 약칭이다. 매수자가 매도자의 양도세를 대신 부담하는 조건으로 하는 매매거래를 말한다.
국세청은 25일 배포한 손피거래 관련 자료에서 양도가액 산정 방식이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바뀐 해석을 반영한 영향이다.
기존에는 손피거래 매수자가 부담하는 양도세에 대해 최초 1회만 양도가액에 합산해 계산하도록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매수자가 부담하는 양도소득세 전부를 양도가액에 합산해야 한다.
양도세를 1차 합산한 양도가액을 토대로 계산된 2차분, 3차분 등을 모두 고려해 양도가액 및 양도세액을 계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분양권을 12억원에 취득해 17억원에 매도하는 경우 일반적인 거래에서는 매도자가 양도차익 5억원에 대해 3억2800만원(세율 66%)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를 손피거래로 매매하면 기존 세법해석에서 양도차익은 5억원에 양도세 3억2800만원을 한 번 더한 8억2800만원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한 양도세액은 5억4500만원이다.
손피거래를 하더라도 세 부담은 3억2800만원에서 5억4500만원으로 2억1700만원만 증가했다.
반면 바뀐 세법에 따르면 기존 5억원의 양도차익에 1차분 계산을 통해 나온 양도세 5억4500만원을 더한 10억4500만원을 기준으로 2차분이 계산된다. 이에 따르면 양도세액은 약 6억8800만원이다.
3차분 양도세는 다시 기존 5억원의 양도 차익에 2차분 양도세액 6억8800만원을 더한 11억880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이 경우 양도세액은 약 7억820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양도세는 최종적으로 9억6600만원에 수렴한다. 기존 5억원에 9억6600만원을 더한 14억6600만원을 양도차익으로 잡고 양도세액을 계산하면 똑같이 9억6600만원이 나오기 때문이다.
손피거래를 하려는 매수자 입장에서는 양도세 부담이 기존 5억4500만원에서 2배 가까이로 불어나는 것이다. 일반 매매 시 세 부담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한다.
다만 매수자가 실제 지불한 양도세 및 지방세가 증빙에 의해 확인되는 경우에는 실제 지불한 금액을 양도가액에 합산한다.
손피거래에서 매수자는 양도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거래액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다운거래'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적발될 경우 부당과소신고가산세 부과 및 비과세·감면 배제,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에 편승한 분양권 이상 거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탈세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