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환골탈태,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지난 2022년, 쉐보레의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미국 현지시장에 공개됐다. 2013년, 2세대 모델 출시 후 9년 만에 완전 변경된 올 뉴 콜로라도는 한층 더 웅장해진 실루엣과 터프한 내・외관 디자인, 디지털화된 다양한 편의・안전사양을 탑재하며 완전히 다른 차량으로 진화했다. 실제 미국에서 '2024 올해의 트럭' 후보에 오르기도 하는 등 현재까지 높은 상품을 인정받으며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신형 콜로라도 공개 당시 한국 시장에서도 출시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코로나19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 레저 활동에 적합한 픽업트럭이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뜨거운 시장 반응에 2023년 하반기 중 출시되지 않을까 예상했으나, 장기화된 불황과 전미자동차노조의 파업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콜로라도의 한국 출시 일정은 무기한 연장되게 되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그렇게 1년에 가까운 시간이 더 흐른 뒤, 드디어 올 뉴 콜로라도가 드디어 한국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실제로 마주한 콜로라도는 터프하고 강인한 분위기로 보는 이를 압도했다.

전면부는 거대한 사이즈의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이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이어져 강렬한 인상을 완성하며, 굵직한 캐릭터라인으로 강조된 보닛과 범퍼 디자인은 정통 오프로더다운 터프한 매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주간주행등과 안개등, 테일램프까지 모두 LED를 아낌없이 적용해 프리미엄 픽업트럭다운 존재감을 과시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측면부는 앞뒤 펜더를 직선으로 그려낸 근육질의 바디라인을 통해 높은 전고를 지녔음에도 역동적인 프로파일을 보여준다. 길이가 5410mm, 너비와 높이가 각각 1905mm, 1810mm에 달하는 차체 크기는 준대형 픽업트럭 못지않은 웅장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후면부는 세로 디자인의 리어 램프와 테일게이트에 음각으로 쉐보레 레터링을 새겨 넣어 100년 넘게 이어온 픽업 헤리티지를 표현했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실내는 다양한 소재 사용을 통해 미래적인 느낌과 고급감스러운 느낌을 모두 살리는 데 성공했다. 전면 송풍구와 센터페시아, 센터콘솔 박스, 천연가죽 시트 등에 마감된 레드 컬러 스티치는 실내 분위기를 한층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이게 만든다.

운전석 계기판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11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로 변모했고, 센터페시아에는 세련미를 더한 11.3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이 자리 잡았다. 필요 기능만 제공했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크게 개선됐다. 직관적인 UI로 시인성도 좋아졌으며 애플 카플레이와 같은 미러링 기능의 연결 속도도 상용차답지 않게 빠릿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후방은 물론 하부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능은 험로 주파 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버튼부도 물리 버튼과 다이얼을 적절히 배합해 기능을 사용하기 편리했다. 최근 차량 실내 인테리어 트렌드가 화면에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화면을 여러번 터치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했는데, 사용하고자 하는 기능을 눈으로 볼 필요 없이 손을 뻗어 조작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도 픽업트럭답지 않은 풍성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프레임 바디 구조로 제작돼 실내 공간이 좁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탑승 공간은 생각보다 넉넉하다. 붉은 스티치로 포인트를 준 가죽 시트는 전동 시트와 열선 및 통풍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 것은 물론, 착좌감도 편안하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2열 시트의 소재도 1열과 마찬가지로 레드 스티치가 더해진 가죽 소재가 적용됐다. 적재함 위치 때문에 등을 세우고 앉아야 하는 작은 불편함이 있지만, 착좌감 자체는 나쁘지 않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적재함은 용량이 1186까지 늘어나 이전 모델보다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더불어 적재함을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리어 범퍼 코너 스텝과 적재함을 비추는 카고 램프, 220V 400W 파워아웃렛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적재함 바닥도 특수 코팅으로 바닥을 보호하고 미끄럼, 부식까지 방지하는 스프레이온 베드 라이너와 카고 레일 보호 커버를 적용했다.

테일게이트도 한층 더 특별해졌다. 신형 콜로라도의 테일게이트는 목공 작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간이 길이 측정 툴이 각인돼 있으며, 필요에 따라 테일게이트 위치를 중간에 고정해 사용할 수 있는 미드 포지션 기능도 제공한다. 이에 더해 안쪽 격벽의 히든 스토리지를 통해 운전자가 공구나 레저용 툴을 보관했다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토우 플렉스 테일게이트 기능도 함께 탑재된다.

기존 6기통 자연흡기 엔진 기반 파워트레인도 효율과 출력을 높인 2.7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변경됐다. 쉐보레의 풀 사이즈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에 먼저 탑재돼 성능을 입증한 이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314마력의 최고출력과 5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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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래더 프레임 섀시에 올 터레인 타이어가 적용됐음에도 꽤 안정적이다. 가속력도 나름 만족스럽다. 픽업트럭이 아닌 중형 이상의 고출력 SUV를 타고 주행하는 것 같다. 시트 포지션이 높음에도 코너링 실력이 준수하다. 단단하게 세팅한 서스펜션이 이러한 거동에 큰 역할을 하는 듯싶다.

기어 노브 좌측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는 주행모드는 기본 모드를 포함해 오프로드, 험지, 견인/운반 등 총 4가지의 드라이브 모드를 제공한다. 또한, 주행 중 G포스, 피치/롤 등을 표시해주는 오프로드 퍼포먼스 디스플레이를 추가해 운전의 재미도 배가했다.

오토트랙(Autotrac™) 액티브 2 speed 4WD로 불리는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 적용 사양이다. 이 시스템은 오프로드 주행에 필수적인 디퍼렌셜 잠금장치를 탑재해 좌우 트랙션 차이가 심할 때 차동기어를 잠그는 록업(Lock Up) 기능을 작동해 험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실제로 콜로라도는 험로를 주파하는 상황에서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기대 이상으로 능숙하게 억제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불규칙한 노면에 자칫 스티어링 휠이 크게 꺾일 수 있는 상황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해줬다.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사진 쉐보레​​​

새로운 엔진도 저속부터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뿜어내며 믿음직하게 차체를 밀고 나아갔다. 꽤나 가파른 언덕에서도 손쉽게 경사로를 오르며 변경된 파워트레인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어필했다. 내리막 경사로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안정된 속도를 유지시켜 속도가 붙어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브레이크가 과열되는 상황을 예방해줬다. 전・후면, 차체 하부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도 코스 폭이 좁아지거나 장애물이 있는 구간을 통과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뛰어난 트레일러링 퍼포먼스와 픽업 특화 옵션도 보유했다.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 및 커넥터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하는 올 뉴 콜로라도는 3,492kg의 최대 견인력을 통해 대형 카라반이나 트레일러도 어렵지 않게 견인할 수 있다.

여기에 첨단 트레일러링 기술이 적용돼 항시 안전한 트레일러링을 돕는다. 스웨이 콘트롤(Trailer Sway Control) 기능이 포함된 스타빌리트랙(StabiliTrak®)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은 주행 중 트레일러의 밸런스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고속 주행 시 도로의 요철이나 와류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트레일러의 스웨이 현상을 미연에 방지한다.

이 밖에도 히치 어시스트 가이드라인과 히치뷰 모니터를 통해 트레일러의 결착 편의성을 높였으며, 트레일러의 하중에 따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해 트레일러의 무게에 상관없이 브레이크 성능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처럼 콜로라도의 다양한 매력을 체험해보니, 처음엔 한국 데뷔 타이밍이 너무 늦어 많이 팔리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콜로라도를 경험해보니 과거의 모델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했다. 가격이 7000만 원을 호가함에도 초도물량을 완판할 수 있었던 이유가 납득이 될 만한 상품성이었다. 직접 경험해보니 그만한 가격을 할 만큼 많은 것을 담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선택은 소비자의 손에 달렸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5410×1905×1810mm | 휠베이스 3337mm | 공차중량 2150kg

엔진형식 | I4T/G | 배기량 2726cc

최고출력 314.3ps | 최대토크 54.0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4WD

0→시속 100km -초 | 최고속도 -km

연비 8.1km/ℓ | 가격 727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