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임원이 최고령 산모가 됐다" 8부작으로 끝난 그 드라마

사진=드라마 '산후조리원'

회사에서는 가장 어린 임원이었는데, 병원에 가니 가장 나이 많은 산모였습니다. 출산과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가 좀처럼 정면으로 다루지 않던 공간을 무대로 삼은 작품이 있었습니다.

재난 같은 출산, 조난급 적응기

2020년 tvN 월화드라마 '산후조리원'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오현진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자리에 오른 인물이지만,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로 불립니다. 드라마는 그의 출산 과정과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재난과 조난에 빗대어 그립니다. 첫 회부터 저승사자와 함께 황천길을 건너는 장면으로 문을 열 만큼 과감한 상상력을 섞었고, 그 위에 실제 산모들이 겪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얹었습니다. 웃다가 갑자기 울컥하게 되는 리듬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사진=드라마 '산후조리원'

첫 회부터 최고 5%대

2020년 11월 2일 첫 방송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4.2%, 최고 5%대를 기록하며 출발했습니다. 6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동시간대 2049 시청률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에도 회차마다 4% 안팎을 유지하며 월화극 상위권을 지켰고, 6회에서는 평균 4%에 최고 5%를 기록했습니다. 짧은 8부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성적이었고, 방송 내내 화제성이 꾸준했습니다.

사진=드라마 '산후조리원'

조리원이라는 낯선 사회

이 작품이 화제가 된 이유는 공간의 특수성에 있습니다. 산후조리원은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인간관계와 서열, 정보 경쟁이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드라마는 수유실 풍경과 모유 수유를 둘러싼 갈등, 육아 방식의 차이 같은 소재를 코미디로 풀면서도 그 안의 불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출산을 경험한 시청자들에게는 공감의 장치였고, 그렇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처음 보는 세계였습니다. 아이 이름을 짓는 회차처럼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가 오래 회자된 것도 그래서입니다.

사진=드라마 '산후조리원'

엄지원과 박하선의 호흡

오현진을 연기한 배우는 엄지원입니다. 그는 겁에 질린 초보 엄마와 일터에서의 단단한 모습을 오가며 극을 끌고 갔습니다. 조리원에서 만나는 인물로 박하선이 함께했고, 두 사람의 관계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변해 가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축이 됐습니다. 연출은 박수원 감독, 극본은 김지수 작가가 맡았습니다.

사진=드라마 '산후조리원'

짧아서 더 좋았던 8부작

이 드라마는 8부작으로 기획돼 군더더기 없이 끝났습니다. 매회 웃음과 눈물을 함께 주면서도 이야기를 늘어뜨리지 않았고, 종영 후에도 출산과 육아를 다룬 드라마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부담 없이 정주행하기 좋은 길이라, 지금 찾아보기에도 알맞습니다.

사진=드라마 '산후조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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