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트랜시스의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낮은 데다 차입 부담까지 확대되면서 재무 대응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관세 부담과 미래차 투자 확대로 현대차·기아의 원가 관리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룹 의존도가 높은 현대트랜시스가 향후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제자리'…높은 그룹 의존도 부담
23일 현대트랜시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7조79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 가운데 파워트레인 부문이 4조9007억원으로 62.8%, 시트 부문이 2조8992억원으로 37.2%를 차지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의 2026년 상반기 이자·세금차감전이익(EBIT) 마진은 2.1%로 집계됐다. 현대위아 2.2%, HL만도 4.2%, 한온시스템 3.6%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나신평은 현대트랜시스가 이미 영업수익성이 제한적인 데다 현대차그룹향 매출 비중도 높아 추가적인 납품단가 하락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경쟁 부품사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2020년 현대차그룹향 매출 비중은 90%를 웃돌았다. 2021년~2025년에도 비슷한 수준이 이어졌다. 현대위아 역시 그룹 매출 비중이 80%대 후반까지 높아진 반면 HL만도와 한온시스템은 40~50%대로 상대적으로 낮아 고객 다변화 측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현대트랜시스와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들은 비계열 대형 부품사에 비해 거래처 다변화가 제한적이다. 과거 현대차그룹의 중국 판매가 급감했을 당시에도 관련 생산설비 가동률이 크게 낮아졌다. 이후 완성차 시장이 회복된 뒤에도 중국 생산설비의 낮은 활용도와 원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EBIT 마진이 최근 2% 안팎에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관세·미래차 투자 부담 가중…납품단가 압박에 재무여력 ‘촉각’
문제는 현대차·기아가 향후 원가 관리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의 자동차·부품 품목관세 영향으로 지난해 7조2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인식했다. 이에 양사 합산 EBIT는 2024년 24조원에서 2025년 16조원으로 줄었다. 순현금성 자산도 같은 기간 35조원에서 30조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미국 관세 비용은 3조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동화와 미래사업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완성차업체의 원가 절감 압박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수익성과 현금흐름 방어를 위해 부품사에 납품단가 인하 등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 매출 의존도가 높아 다른 고객사를 통해 단가 인하 영향을 분산하기도 쉽지 않다.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미국 조지아 파워트레인·시트 공장과 신형 하이브리드 구동시스템인 TMED-Ⅱ 생산기반 확충 등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2022~2025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가 이자비용과 설비투자 부담을 밑돌았고 잉여현금흐름 적자도 지속됐다.
순차입금은 2022년 말 약 93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90.1%까지 상승했다. 수익성이 추가로 낮아질 경우 투자와 금융비용을 자체 현금창출력만으로 감당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구조다.
다만 현대차그룹과의 높은 사업·재무적 긴밀성은 신용도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현대트랜시스는 2019년 현대파워텍을 흡수합병한 뒤 자동·수동·DCT 등 그룹 내 변속기 전반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사로 재편됐다. 이후 북미 신규 공장과 TMED-Ⅱ 생산기반 확충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생산 및 하이브리드 확대 전략과의 연계성을 높여왔다.
2024년에는 그룹 내 지분 재편을 통해 중국 변속기 법인 2곳을 연결 편입하면서 연결 자본도 약 2850억원 늘었다. 나신평은 이 같은 그룹 내 사업적 중요성과 높은 계열 연계성이 일시적인 실적 저하에 따른 신용도 부담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의 신용등급은 현재 'AA-/Stable'이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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