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특수가스 M&A] 효성티앤씨, 실탄 조달 마지막 퍼즐 '매출채권'
효성티앤씨의 효성화학 특수가스 인수 대금 마중물은 '매출채권'이다. 매출채권 조기 회수를 통해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회수 시기를 놓친 매출채권 규모만 1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인수에 필요한 총 9200억원 가운데 절반인 4600억원은 자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약 1조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빠른 시일 내에 회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효성화학과 사업부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직후 효성티앤씨가 진행한 비공개 기업설명회(IR)에서도 관련 얘기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IR에 참석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출채권 회수를 포함해 유형자산 처분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매출채권은 향후 돈을 받기로 하고 거래처에 제품을 미리 납품한 것을 뜻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효성티앤씨는 외상으로 해외에 판매했다.
이전에도 매출채권을 줄여 현금을 늘리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매출채권 감소는 운전자본 축소로 이어져 현금흐름 개선에 효과적이다. 매출채권 감소로 2022년 3930억원, 2023년 670억원으로 2년 연속 현금이 유입됐다.
효성티앤씨는 회수 기간이 1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채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며 연체된 매출채권만 회수해도 1327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대부분 상환 시기가 미뤄졌다해도 3개월 미만인데다 제때 회수하지 못했을 뿐 손상되지 않은 채권으로 알려졌다. 리스크가 적은 건전한 매출채권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회수 시기를 어떻게 단축시키냐다. 내년 1월 주주총회 승인 이후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를 감안해도 내년 3월 이전에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 경우 3개월 이내에 460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회수해야 한다.
효성티앤씨는 빠르게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출채권 팩토링을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채권 팩토링은 금융기관에 매출채권을 양도하고 대출을 받는 것이다. 이는 거래처로부터 채권을 회수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매출채권 회수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운영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효성티앤씨 9월 말 기준 차입금 잔액을 보면 수출환어음 매각차입금 2678억원을 회계 처리했는데, 이는 매출채권 팩토링으로 조달한 것이다.
매출채권을 회수해도 부족할 경우 차선책으로 사채 발행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공표했으며 회사채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