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세아상역 세 딸 배당금 1160억…승계 재원 ‘차곡차곡’

신성우 2024. 10. 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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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진단] 글로벌세아④
오너 김웅기 세 딸, 옛 세아아인스 100% 소유
2018년 주식교환 통해 세아상역 38%로 갈아타
현 가치도 2430억…지주 지분 85% 증여시 요긴 

가업세습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경영 승계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한 축 지분 대물림은 더욱 허투루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상속·증여시 최대 60%의 세금이 버거운 것도 사실이다.  

지분 승계에 관한 한, 글로벌세아그룹 창업주 김웅기(73) 회장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하다. 세 딸이 개인회사에서 그룹의 간판이자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세아상역으로 갈아탄 뒤 해마다 거액의 배당수입을 올리고 있어서다. 6년간 총 1010억원이다.  

현재 주식가치만 하더라도 어림잡아 2430억원이나 된다. 세 자매가 부친의 유일한 계열사 주식이자 오너십 그 자체인 지주사 글로벌세아㈜ 지분 84.8%를 물려받는 데 여러모로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세아그룹 오너 일가 지주계열 핵심 지배구조

세자매 주식교환시 세아아인스 몸값 1310억

현 세아상역은 2015년 11월 모태사인 옛 세아상역이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와 사업 자회사로 쪼개져 신설된 법인이다. DKNY, 애버크롬비앤피치(A&F), 자라(ZARA), 망고(MANGO) 등 세계 유명 브랜드의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다. 한세실업·영원무역과 더불어 국내 ‘빅3’로 꼽힌다. 

글로벌세아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막중하다. 본체 자산(2023년 별도)이 1조6200억원으로 글로벌세아㈜(1조7400억원) 다음으로 많다. 매출은 1조8200억원으로 전체(5조870억원)의 35.8%를 차지한다. 

세아상역이 설립 이후 딱 한 번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2018년 6월 세아아인스(SAE-A EINS)라는 비(非)계열사를 놓고 주식교환을 했던 때다. 세아아인스를 100% 자회사 편입했고, 2022년 4월에 가서는 흡수합병했다.  

세아아인스는 2004년 12월 아인스트랜드로 설립된 뒤 의류 제조․수출 및 부업으로 빌딩 임대업을 하던 업체다. 주력사업과의 연관성을 보면 세아상역의 출자가 이뤄졌을 법 하지만 단 한 주도 없었고, 주인은 따로 있었다. 

김 회장의 세 딸이다. 자본금 10억원에 장녀 김세연(42) 제이디링크(JD Link) 대표 34%, 차녀 김진아(40) 글로벌세아㈜ 사장과 3녀 김세라(33) 세아상역 부사장 각각 33% 등 세 자매가 지분 100%를 사실상 균등․소유했다.    

가족사지만 오너 일가가 경영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사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전문경영인 이용학→장임숙→이성길→황오영→하정수 대표가 돌아가며 운영했다.  

주식 교환 당시 세아아인스에 매겨진 몸값이 1310억원이다. 주당가격은 65만6000원으로 액면가(5000원)의 130배를 웃돌았다. 세아상역은 그만큼의 신주를 주당 7116원(액면가 5000원)에 세자매에게 나눠줬다. 발행주식(3000만주)의 61%에 달하는 적잖은 규모다. 

김 창업주의 장녀가 12.94%, 차녀와 3녀가 각각 12.56% 도합 38.06%의 세아상역 지분을 소유하게 된 배경이다. 애초에 100% 전량을 보유했던 글로벌세아㈜는 61.94%로 축소됐다.  

세아상역-세아아인스 주식교환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 세 딸 배당수입

차녀 승계 유력 속 세아상역 주식 활용 관심

세아상역으로 갈아탄 뒤 세 자매가 거액의 배당수입을 올리고 있다. 세아상역이 그룹의 중추이자 ‘캐시카우’ 답게 분할․설립 이듬해인 2016년부터 매년 예외 없이 거액의 배당금을 풀고 있어서다. 한 해 965억원을 뿌린 적도 있다. 작년에 벌이가 신통찮아 60억원으로 줄이기는 했지만 거르는 법은 없다.  

거의 매년 예외 없이 잘 나가던 세아상역은 작년에는 영업이익(별도)이 622억원으로 1년 전(1770억원)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 보다 못한 수치를 찾으려면 2017년(411억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작년 매출 수치 역시 2019년(1조8000억원) 이후 가장 낮다.  

세아상역이 8년간 주주들에게 뿌린 배당금이 한 해 평균 406억원꼴 총 3250억원이다. 1대주주인 글로벌세아㈜ 2240억원 외의 배당금을 2018년 6월 세아상역 주주로 등장한 김 회장 세 딸이 가져간 셈이다. 

장녀 344억원, 차녀와 3녀가 각각 334억원 도합 1010억원이다. 세 자매는 세아아인스 주주로 있을 때도 배당금을 챙긴 적이 있다. 2015년 105억원, 2016년 40억원 등 145억원이다. 이것까지 통틀면 1155억원에 달한다.  

바꿔 말하면 김 회장이 현 주식평가액 8210억원(2023년 말 기준)의 글로벌세아㈜ 지분 84.8%를 물려줄 때 김 사장 등이 상속·증여세 등으로 활용할 재원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는 의미다. 

세아상역 보유주식의 가치도 적잖다. 지주사 글로벌세아㈜의 세아상역 지분 61.94%의 장부가액(2023년 말 기준)은 3960억원이다. 이를 잣대로 가늠해보면 세 딸의 지분가치가 243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세아아인스에서 갈아탈 당시 보다도 85.4%(1120억원) 증가한 액수다. 

현재로서는 글로벌세아그룹의 차기 오너는 지난 8월 김 회장의 지주사와 주력사 이사회 퇴진을 계기로 2세 중 처음으로 지주사 대표에 오른 차녀 김 사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방식이 뭐가 됐든, 승계 재원으로서 세아상역의 주식 활용도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 [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⑤편으로 계속)

세아상역 재무실적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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